버스도 지하철도 아닌데… 내년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대중교통’
2025-09-0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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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하반기 개통 목표
서울에서 트램이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위례선 트램이 9월 초부터 충북 오송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시험선 구간에서 예비주행시험에 들어간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번 시험은 약 한 달 동안 5000㎞ 이상을 달리며 가속과 제동, 곡선 주행능력, 신호 연동, 승차감과 소음 진동까지 전반적인 성능을 점검하는 절차다. 특히 도로를 버스와 자동차와 함께 공유하는 노면전차의 특성상 교차로와 횡단보도가 많은 구간에서 시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정교한 시스템 검증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위례선은 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출발해 8호선 복정역과 남위례역을 잇는 5.4㎞ 구간으로 설계됐다. 정거장 12곳과 차량기지 1곳이 설치되고 총 10편성의 트램이 투입된다. 차량은 국내 최초 무가선 방식으로 지붕에 탑재된 대용량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며 전선이 없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도입된다.

위례선 트램은 초저상 구조를 채택해 노인과 휠체어 이용자 같은 교통약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레이더와 카메라를 결합한 전방 충돌 경보장치를 장착해 장애물을 조기에 감지하고 필요 시 긴급 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디자인은 시민 선호도 조사와 서울시 온라인 투표 결과를 반영해 최종 결정됐다. 색상은 백제 온조왕의 도포에서 착안한 보라색으로 정해졌으며, 이는 위례성을 첫 도읍으로 삼았던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품위와 화려함을 표현한다. 서울시는 예비주행을 마친 뒤 연말부터 본선 구간 종합시험운행을 거쳐 2026년 하반기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의 트램 역사는 1899년 한성전기회사가 일본 기술을 도입해 경성 도심을 달리기 시작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을 지나며 서울 시민의 발이 됐지만 1968년 11월 30일 마지막 운행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번 위례선이 계획대로 개통하면 58년 만에 서울 거리에 다시 트램이 등장하는 셈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위례선 운영을 위한 자회사를 설립하고 ‘위례선 트램 활성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송파구와 성남시, 하남시 등 통과 지역의 교통 수요와 관광 여건을 분석하고 해외 사례와 홍보 전략을 검토해 트램 이용률을 높이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현재 서울에서 옛 트램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은 국립서울과학관과 서울역사박물관에 전시된 차량뿐이다. 위례선이 문을 열면 반세기를 넘긴 공백 끝에 도심 속에서 트램이 시민의 교통수단으로 부활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