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가격 떨어지나…9월 중순부터 쏟아진다는 한국인 선호 '1위 과일' 정체
2025-09-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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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선호도 조사에서 꾸준히 1위 차지해온 국민 과일
연일 치솟던 과일 가격에 소비자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가운데, 다행스럽게도 9월 중순부터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종 선호도 조사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해온 국민 과일 사과도 9월 중순 본격 출하가 예정돼 있다.

최근 몇 년간 실시된 소비행태 조사 결과,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과일은 단연 사과였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의 조사에서 사과는 전체 응답자의 15~25%가 선택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2023년 기준으로는 전체 가구 응답에서 사과가 15.1%로 1위를 기록했고, 수박(13.0%)이 2위, 복숭아와 딸기가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사과 중에서도 9월이 제철인 품종이 있다. 바로 '붉은 이슬'이라는 의미를 담은 홍로사과다. 이 품종은 1980년 사과원예연구소에서 스퍼어리블레이즈와 스퍼골든딜리셔스를 교배해 탄생한 순수 국산 품종으로, 8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가 수확 적기다.

홍로사과의 주요 재배지역은 전북 장수·무주, 경남 거창, 경북 문경, 충북 충주·보은 등이며, 추석 선물세트로도 인기가 높다. 사과는 수확 시점에 따라 조생종(연두·썸머킹), 중생종(홍로·감홍), 만생종(부사) 등으로 나뉘는데, 홍로는 중생종에 해당한다.
현재 홍로사과 가격은 상당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9월 초 기준 서울 가락시장에서 10kg 한 상자가 약 7만9586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3kg 기준 1만 5720원(소과)에서 2만 7630원(중과) 사이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약 10~30% 오른 수준이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올해 일부 산지에서 개화기 냉해 피해가 발생했고, 여름철 이상 고온으로 인해 대과 비중이 줄어들거나 출하가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경북 산지의 산불 피해로 재배 면적이 축소되면서 전체 생산량이 평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업계는 전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있다. 9월 중순 이후 홍로사과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농업 관계자들은 9월 사과 출하량이 전년 대비 14.7%, 평년 대비 19.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석 명절(10월 6일) 성수기를 앞두고 물량이 본격 출하되면서 공급이 늘어나 가격도 점차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산지 작황도 양호한 편이며 수확과 방제 작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큰 기상 변수가 없다면 홍로사과 출하 시기에는 가격이 안정적일 것이라는 게 농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한편 최근 사과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크기가 다소 작거나 외관에 흠집이 있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상생 사과', '보조개 사과' 등 규격외 상품을 시세 대비 20%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롯데마트는 연간 약 1만톤의 사과를 취급하고 있으며, 홍로사과는 주로 1~2kg 봉지나 팩 단위로 판매되고 있다. 일부 대용량 상품은 3kg 박스에 담아서 판매하기도 한다.
올해 추석이 평년보다 늦어진 점도 가격 변동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산지에서 출하를 추석에 맞춰 조절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단기적으로 가격 불안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인 공급량 증가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좋은 홍로사과를 고르는 요령도 있다. 먼저 색깔을 확인해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진하고 고운 붉은색이 균일하게 퍼져 있어야 한다. 홍로는 줄무늬가 거의 없는 빨간색이 특징이므로 색이 깨끗하고 고른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껍질은 윤기가 있고 표면에 흠집이나 상처가 없는 매끈한 것을 골라야 한다. 손으로 들어봤을 때는 묵직하고 과육이 단단하게 느껴지는 것이 좋으며, 물렁하거나 꺼진 곳이 없어야 한다. 과형은 둥글면서 살짝 길쭉한 장원형으로 형태가 고르게 잘 발달된 것이 더 신선하다.
향도 중요한 판별 기준이다. 사과 고유의 상큼한 과일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신선한 홍로사과다. 윗꼭지 부분이 약간 푸른빛을 띠면 신선도가 높다는 신호이다.
홍로 품종은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은 특성상 평균 당도(Brix) 15~18 수준에 도달하면 맛있는 사과로 인식된다. 물에 담갔을 때 잘 가라앉는 사과가 더 단단하고 신선한 경우가 많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