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 100억원…김장철 코앞인데 집단 폐사해 날벼락 맞은 '이 수산물' 어가
2025-09-0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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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에 고수온, 산소부족 물덩어리까지…남해 양식어가 절망
적조에 고수온까지 겹친 남해에서 물속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산소부족 물덩어리, 이른바 '빈산소수괴'까지 나타나 어패류 집단 폐사가 시작됐다.

지난 8일 고성군 등에 따르면 고성 자란만·고성만 일대에 지난달 27일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관측됐다.
산소부족 물덩어리는 바닷물에 녹아 있는 용존산소 농도가 1ℓ당 3mg 이하인 것을 의미한다. 즉, 바닷물 속에 플랑크톤이 급증하면서 산소가 부족해지는 것이다. 이는 해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여름철 주로 발생하며 양식어업에 큰 피해를 준다.
이로 인한 피해는 현재까지 자란만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자란만에서 가리비와 굴을 양식하는 35개 어장과 56개 어가가 산소부족 물덩어리로 인한 패류 폐사 피해를 봤다고 신고했다. 특히 굴 양식어가는 11월 김장철 출하를 앞두고 있던 터라 피해가 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은 가리비의 경우 각 어가당 90% 이상이, 굴은 어가당 60% 상당이 폐사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리비의 경우 사실상 전멸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양식어가 피해 신고 규모 등을 토대로 군은 산소부족 물덩어리로 인한 피해액이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군은 피해 어가에 폐사한 패류 처리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한편 재난 지원금을 산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또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바다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특성이 있는 만큼 패류 양식줄을 바닥에서 더 먼 지점에 설치하도록 안내하는 등 어업인들을 상대로 한 지도 역시 강화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자란만을 중심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고성만에서도 일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조만간 현장 조사반을 꾸려 확인 작업을 거쳐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산소부족 물덩어리 현상이 한 달 사이 확장이 됐으며 비가 오고 나면 더 확장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남해안은 10일 오전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경남에서는 고성뿐만 아니라 창원 진해만 덕동 일원에서도 지난주 2개 양식어가에서 홍합 폐사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
창원시는 산소부족 물덩어리로 인한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오는 10일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현장 확인에 나설 예정이다.

적조에 고수온, 산소부족 물덩어리까지…양식어가 절망
남해안의 양식어가는 현재 적조, 고수온 등 잇따라 터진 자연재해로 절망에 빠진 상태다. 적조 피해는 2019년 이후 6년 만인 데다가 하동 56개 어가에서는 103만여 마리가 적조로 죽은 것으로 집계됐다. 심지어 그간 적조 피해가 없었던 통영에서도 11만 9000여 마리가 죽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적조 특보 발령 후 양식장 72곳에서 넙치, 숭어, 감성돔, 농어, 참돔 등 양식어류 115만 8264만 마리가 누적 폐사했다. 경남도는 피해 금액은 31억 6400여만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적조 확산이 소강상태에 있지만 9~10일 집중호우가 예보돼 있어 어민들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집중호우로 육상에 있는 부유물을 포함한 영양염류가 바다에 유입할 경우 적조 세력을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진해만을 제외한 경남 전 연안이 적조 주의보 발령 해역인 까닭에 다른 경남 연안 시군으로 적조 피해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남도와 6개 시·군은 지난달 26일부터 황토 1만 3174t을 바다에 뿌리는 등 방제 작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