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통감...” 10개월 만에 물러난 '한국 축구 레전드', 결국 자진 사퇴

2025-09-1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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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부진의 쓴맛, 경남FC 감독직에서 물러나다

프로축구 K리그2 경남FC의 지휘봉을 잡았던 이을용 감독이 결국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지난해 11월 부임해 불과 10개월 만이다.

10개월 만에 지휘봉 내려놓은 이을용 감독 / 뉴스1
10개월 만에 지휘봉 내려놓은 이을용 감독 / 뉴스1

경남 구단은 지난 7일 공식 입장을 내고 “이을용 감독이 구단과 상호 합의로 사임을 결정했다”며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지난 6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충북청주를 1-0으로 꺾은 직후 사령탑 자리에서 내려놓았다.

스포탈코리아에 따르면 그는 “선수들이 연습한 대로 잘해줘서 경기를 잘 풀 수 있었다. 전반에는 다소 답답했지만 후반 들어서 좀 나아졌다. 여전히 찬스 대비 득점이 부족한 부분은 남아 있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홀가분하게 떠나게 해줘 고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오늘 경기를 계기로 발판을 삼아 남은 일정을 잘 준비하고, 팀이 시즌을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팬들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그는 “드릴 말씀이 미안하다는 것뿐이다. 다음 시즌 어떤 감독이 오든, 경남 선수들을 더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을 돌아보며 그는 “시즌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저조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세트피스나 찬스 상황에서 득점을 마무리하지 못해 오히려 실점으로 이어진 경기가 많았다. 그 점이 아쉽다. 남은 코칭스태프가 반드시 개선해주길 바란다”고 총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진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서는 “성적을 내지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 팀을 만드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내가 여기서 더 나아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렇기에 스스로 물러나기로 했고,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생각에 잠긴 이을용 감독 / 연합뉴스
생각에 잠긴 이을용 감독 / 연합뉴스

그는 선수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항상 경남 팬들을 생각해야 한다. 선수들이 프로페셔널한 정신을 가져야 하며, 그 점을 자주 강조했지만 성격 문제로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 그래도 팬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감독직을 맡으면서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했다. 두 달에 한 번 집에 가는 정도였다. 당분간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경남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리그 27라운드까지 6승 5무 16패에 그쳤다. 충북청주전 승리로 2무 2패 부진을 끊고 팀을 11위로 끌어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끝내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경남 구단은 차기 감독 선임 전까지 김필종 수석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기며 시즌을 이어간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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