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궁 화재, 총리 탈출, 전 총리 아내 사망... 네팔 '아비규환'

2025-09-1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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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차단에 분노한 시민들 폭발... 현재까지 22명 사망

네팔 대통령궁이 불타고 있다. /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캡처
네팔 대통령궁이 불타고 있다. /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캡처
네팔에서 소셜미디어(SNS) 접속 차단과 부패에 반발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전 총리의 부인이 방화로 숨지고 교도소 습격으로 900여 명의 수감자가 탈옥하는 등 심각한 사태가 벌어졌다.

9일(현지시각) AP, AFP, 네팔 현지 매체에 따르면 잘라나트 카날 전 총리의 부인 라즈야락슈미 치트라카르가 시위대의 방화로 자택에서 숨졌다. 치트라카르는 전날 시위대가 카날 전 총리의 자택을 불태우면서 중화상을 입고 키르티푸르 화상 전문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 카바르 허브가 보도했다.

시위대의 방화는 정부 중요 건물들로도 확산했다. 시위대는 의회 의사당에 침입해 불을 질렀고, 대법원과 기타 정부 청사들도 불타는 등 카트만두 중심가가 화염에 휩싸였다. 또 네팔 경찰청 본부에서는 총격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 의사당을 비롟해 대법원과 검찰청, 정부 부처가 밀집한 행정 단지에서도 불이 났다. /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캡처
의회 의사당을 비롟해 대법원과 검찰청, 정부 부처가 밀집한 행정 단지에서도 불이 났다. /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캡처

당국은 네팔 서부 지역의 교도소 2곳이 시위대의 습격을 받아 약 900명의 수감자가 탈옥했다고 확인했다. 이로써 네팔의 치안 상황이 더욱 악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카트만두 시내와 인근 지역에서 시위대가 주요 정치인들을 공격하는 영상이 공유됐다. 라나 데우바 외무부 장관과 그의 아내로 추정되는 인물이 집단 구타를 당하는 모습과 시위대를 피해 강물로 도망친 드라 퍼우델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결국 붙잡혀 한 청년에게 머리를 얻어맞는 장면이 포착됐다.

네팔군은 10여 대의 헬리콥터를 동원해 화요일 바이세파티 지역에서 각료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기 시작했다.

48시간만에 Z세대에 뒤집어진 네팔 / '뉴스1TV' 유튜브

인디아투데이와 인디아TV 등 인도 매체는 이날 네팔군이 사임한 샤르마 올리 총리를 헬기에 태워 수도 카트만두 밖으로 대피시켰다고 전하면서 "올리 총리가 전용기를 타고 두바이로 도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카트만두 공항도 시위 사태로 폐쇄됐다.

이번 시위는 네팔 정부가 지난 5일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소셜미디어 앱들에 대한 접속을 차단한 데 반발해 일어났다. 프리트비 수바 구룽 통신정보기술부 장관은 이날 이 금지 조치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부패 척결과 경제 성장에 소극적인 정부에 실망한 젊은 층이 대거 시위에 가담하면서 네팔 전역으로 확산했다. 네팔 시민 서비스 병원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200명 이상이 병원으로 실려왔으며, 3명이 사망해 전체 사망자 수가 22명으로 늘어났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은 이 사태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네팔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에 대한 보안군의 폭력적인 진압 과정에서 발생했다.

네팔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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