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일냈다…최근 10년 중 역대급 신기록 경신한 '국민 효자 수산물'

2025-09-1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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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같은 기간 최다 기록…위판 가격도 10년 평균보다 17.7% 낮아

올해 금어기(6월 21일~8월 20일)가 해제된 이후 위판량이 최근 10년 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된 국민 수산물이 있다. 지난해보다 올해 어획량이 이례적으로 많은 데다 가격도 안정적인 까닭에 어민들의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은 가을 꽃게다.

경매되는 가을 꽃게 / 연합뉴스
경매되는 가을 꽃게 / 연합뉴스

11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금어기가 해제된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9일까지 전국의 꽃게 위판량은 3690t으로 최근 10년 같은 기간에서 최다를 기록했다. 어획량이 늘면서 위판 가격도 10년 평균 가격보다 17.7% 낮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이는 고수온에 꽃게 어획량이 급감한 지난해(2207t)보다 67.2% 많은 수준이다.

꽃게 위판량은 2016년(1673t)부터 꾸준히 늘어 2023년 3484t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 2207t으로 급감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9일까지 평균 위판 가격은 10kg당 6430원으로 10년 평균 위판 가격(7816원)보다 17.7% 낮다.

다만 올해 위판 가격은 어획량이 대폭 줄어든 지난해(6266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올해 꽃게의 품질이 좋아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경인 지역의 한 어촌계 관계자는 "통상 금어기가 끝나고 잡히는 꽃게는 수율이 낮고 물렁거리는 등 품질이 좋지 않은데 올해 꽃게는 수율이 높고 단단해 수요가 많아 가격이 올랐다"라며 "꾸준히 어획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가을 전어의 가격도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대표적인 전어 산지인 서천에서 전어 평균 낙찰가는 이달 기준 1kg당 1만 4300원으로, 지난해 동기 평균 낙찰가(3만 1850원)보다 55.0% 싸다.

지난 7월부터 지난 8일까지 잡힌 전어는 407t으로, 지난해 동기 어획량(209t)의 두 배 수준이다.

수협중앙회는 올해 수온이 지난해처럼 크게 오르지 않아 어황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또 전어는 염도가 낮은 바닷물을 좋아하는데 올해 우리 바다에 비가 많이 내려 전어가 몰리면서 어획량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고수온과 적은 호우의 영향으로 어획량이 감소하며 전어의 가격이 오른 바 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고수온 등 기후변화에 따라 어획량이 변하는 현상에 대응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라고 밝혔다.

올해 가을철 서해 꽃게 어획량 증가할 것…다만 고수온 지속된다면 줄어들 수도

국립수산과학원은 가을 어기인 8월 21일~11월 30일 서해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 가을(7885톤)과 비교해 약 4~4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서해 저층의 냉수 세력이 지난해보다 연안, 남쪽으로 확장하면서 꽃게 어장이 밀집했기 때문이다.

월동기 황해난류의 서해 수송량이 증가하고 봄 어기 꽃게 크기가 증가한 점도 어획량 회복 요인으로 보인다고 국립수산과학원은 분석했다. 다만 오랫동안 고수온이 지속될 경우 어장이 분산돼 꽃게 어획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지난해 가을과 올해 봄에 꽃게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꽃게 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과학적 조사와 연구를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충남 보령항에 위판된 꽃게 / 연합뉴스
충남 보령항에 위판된 꽃게 / 연합뉴스

대형마트까지 잇따라 나서 할인 대전…저렴한 꽃게 값의 비밀

실제 다른 식재료 가격들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꽃게는 꾸준히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대형마트들도 저렴한 가격에 꽃게를 할인 판매하며 고객들을 끌어모으는 데 한창이다.

국내 최대 대형마트인 이마트 집계 결과 꽃게는 지난달 21~24일 나흘간 100톤 넘게 팔렸다. 산란기 포획 금지 기간(6월 21일~8월 20일) 해제 직후 기준으로 역대 최단기간이다. 판매 금액도 1주일간 지난해 동기 대비 27%나 늘었다.

이렇듯 단기간에 판매량이 늘어난 건 고물가 시대에도 값이 오르지 않고 유지됐기 때문이다.

꽃게 가격은 고등어, 갈치 등 다른 수산물과 달리 최근 5년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꽃게와 대게 등을 포함한 '게 소비자물가지수'를 별도로 뽑아보면 2020년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달 지수가 97.54에 그친다.

즉 지난 5년간 가격이 고작 2.5% 하락했다는 의미다. 반면 그사이 오징어 등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수산물의 가격은 31%나 뛰었다.

이는 꽃게의 공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전국 수협의 햇꽃게 도매 유통 물량은 금어기가 풀린 지난달 21일부터 1주일간 1340톤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거의 100% 늘었다.

그럼 꽃게는 어떻게 이렇게 많이 잡힌 걸까. 이유는 '찬물 덩어리'에 있다. 해저에 있는 수온 10도 이하 물 덩어리가 넓게 퍼지면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꽃게가 연안으로 밀집해 잡기 쉬워지는데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가을 꽃게잡이철 직전 서해 밑바닥의 찬물 덩어리가 지난해보다 연안 쪽으로 퍼져 꽃게잡이가 더 잘 됐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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