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거 뭐야” 실제 상황…제주 하천서 족대에 걸린 희귀 민물고기 ‘정체’
2025-09-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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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속 민물고기, 검은구굴무치의 비밀
제주 하천의 숨겨진 생명체, 그 놀라운 발견
제주 하천에서 극히 희귀한 민물고기 ‘검은구굴무치’가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튜브 채널 ‘헌터퐝’이 지난 10일 공개한 영상에는 족대 하나로 낮과 밤을 보내며 하천 생태를 체험하던 과정에서 전설 속 민물고기가 잡히는 실제 장면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바다와 하천이 만나는 기수역에서 촬영됐다. 은어, 장거, 참게, 도둑게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지역에서 유튜버는 족대질을 시작했고, 처음에는 숭어 치어와 버들치가 잡혔다. 버들치는 1급수 지표종으로 알려진 어종으로, 하천의 수질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해가 진 뒤에는 또 다른 하천으로 이동해 야간 족대질을 이어갔고, 복섬 두 마리가 포획됐다. 유튜버는 “절대 물리면 안 되는 독성 어종”이라며 주의를 당부하면서도 “시장에서는 회로 소비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짜 사건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족대에 걸린 낯선 물고기를 본 순간, 유튜버는 “야 저거 뭐야?”, “와 이거 뭐야”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 보는 생김새에 “국립기관에 제출해야 한다”는 반응까지 내놨고, 시청자들 역시 댓글로 궁금증을 쏟아냈다. 겉모습은 통통하고 주둥이는 바다어종을 닮았으며 날카로운 이빨이 돋보였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검색 끝에 밝혀진 정체는 ‘검은구굴무치’였다. 구굴무치과에 속하는 이 어종은 제주 하천에서만 발견되는 희귀 민물고기로, 실제 모습을 직접 본 사례가 드물어 ‘전설의 민물고기’로 불린다. 바위 틈이나 얕은 웅덩이에 숨어 있다가 먹이를 향해 기습하는 습성이 있으며, 제주 하천의 척박한 환경에 적응해 독자적 생존 전략을 발전시켰다.
검은구굴무치는 2021년 KBS 환경스페셜 ‘섬으로 온 물고기’ 편에서 최초로 방송 영상에 담겨 학계와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데이터베이스조차 세부 정보를 거의 보유하지 않을 만큼 연구가 미진하다. 최근 들어 국내외 연구자들이 해당 어종의 생태적 역할과 진화 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에 나서고 있으며, 학문적으로도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학계에서는 약 2만 년 전 해수면이 현재보다 100m 이상 낮았을 때, 중국 대륙과 한반도가 육지로 이어지면서 일부 민물고기 집단이 제주로 흘러 들어왔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후 해수면 상승으로 고립된 환경에 적응하며 독자적인 진화를 거쳐 오늘날의 검은구굴무치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진화적 배경은 제주가 생물학적으로 얼마나 독특한 환경인지를 잘 보여준다.
영상이 공개되자 댓글 반응도 뜨거웠다. 과거 환경스페셜 촬영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제가 본 것보다 훨씬 큰 개체가 잡혔다”며 “방류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글을 남겼고, 좋아요 수가 200개를 넘겼다. 또 다른 시청자들은 “전설의 민물고기를 잡았다”, “완전 행운이 터졌다”, “오늘 영상은 레전드”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검은구굴무치의 이번 포획 장면은 단순한 낚시 콘텐츠를 넘어, 제주 하천 생태계의 다양성과 가치, 그리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자연의 신비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전문가들은 “이 어종은 학술적 연구뿐 아니라 생태 보전 차원에서도 귀중한 자산”이라며 “서식지 보호와 체계적인 관찰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연의 경이로움은 때때로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에 모습을 드러낸다. 유튜버의 족대질에서 비롯된 이번 발견은 우리 곁의 평범해 보이는 하천에도 여전히 수많은 비밀과 놀라움이 숨어 있음을 보여준다. 검은구굴무치라는 작은 생명체는 제주라는 섬의 독특한 역사와 생태적 가치를 상징하는 존재로, 앞으로 더 많은 주목과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