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국 방문했던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 공개 행사 중 총에 맞아 '사망'
2025-09-11 10:13
add remove print link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목숨 잃어
미국 보수 진영 대표적 인물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찰리 커크(31)가 공개 행사 도중 총격을 당해 숨졌다. 불과 며칠 전 한국을 찾아 기독교 세계관과 자유민주주의,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행사에 참여했던 그는 귀국 직후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사건은 10일(현지 시각) 유타주 오렘에 위치한 유타밸리대학에서 발생했다. 커크는 자신이 설립한 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가 주최한 토론회에 연사로 참석해 무대에 올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청중과 질의응답을 이어가던 중 총격을 받았다.
사건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한 청중이 미국 내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된 질문을 던졌고, 커크가 "갱단 폭력을 포함하느냐 제외하느냐"라며 대답을 이어가던 순간 총성이 울렸다. 곧바로 그의 왼쪽 목에서 피가 솟구쳤고, 본능적으로 오른손을 목 위로 올리는 모습이 확인됐다.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목숨을 잃었다. 용의자는 아직 체포되지 않았으며, 연방 수사국(FBI)과 현지 경찰은 총기와 범행 동기를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언론은 이번 사건을 정치적 암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총성이 단 한 발뿐이었고, 커크를 정확히 겨냥했다는 점에서 단순 우발적 범행보다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CNN은 연방 수사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현장에서 사용된 무기와 용의자 신원을 추적 중이라 전했으며, 대학 캠퍼스는 즉각 폐쇄됐다. 미국 내에서는 다시 한번 총기 폭력과 정치적 테러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즉각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는 "위대하고 전설적인 인물, 찰리 커크가 세상을 떠났다"며 "그만큼 미국 청년 세대를 깊이 이해하고 이끌었던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커크가 단순한 정치 활동가를 넘어 트럼프 지지 기반 확장에 핵심 역할을 했음을 드러낸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비극이 더 충격을 주는 이유는 그가 사건 직전 한국을 방문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커크는 지난 5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개막한 '빌드업 코리아 2025'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기독교 세계관,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한미 동맹 등을 주제로 열렸으며, 보수 성향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커크는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이 공유하는 자유주의 가치와 젊은 세대의 역할을 강조하며 강연을 진행했다. 지난해 같은 행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연사로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을 찾았던 인물이 불과 며칠 만에 미국에서 피살됐다는 사실이 국내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커크는 2012년 불과 18세의 나이에 정치 운동가 윌리엄 몽고메리와 함께 터닝포인트 USA를 설립했다. 이후 그는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한 보수 운동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특히 2016년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커크는 적극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하며 보수 진영 청년층 결집에 앞장섰다. 터닝포인트 USA는 미국 내 대학가와 청년층에서 보수 가치를 전파하는 데 주력했고, 커크는 이를 통해 트럼프 재선 운동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커크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핵심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던 만큼 그의 죽음은 보수 진영 결집과 반격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총기 규제, 정치적 폭력, 극단적 분열 문제를 둘러싼 논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총기 난사와 폭력 문제를 다루던 순간에 발생한 총격은 상징적 의미를 더한다.
커크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미국 정치뿐 아니라 최근 그를 직접 접한 한국 사회에도 충격을 남겼다. 그의 죽음이 향후 미국 보수 진영 움직임과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