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면 딱 절정이다… 야간개장으로 밤까지 즐기는 ‘가을 꽃 명소’
2025-09-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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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10월 5일 야간 개장
붉은 꽃무릇이 절정을 맞아 낮과 밤 모두 물결처럼 피어나는 장관이 이어지고 있다.

가을은 꽃무릇의 계절이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붉게 물든 숲길을 따라 걷기에는 더없이 좋은 때다. 낮에는 햇살을 받은 꽃무릇이 편백 숲 사이로 끝없이 이어지며 청량한 풍경을 보여주고, 저녁이 찾아오면 은은한 조명에 물든 꽃무릇이 낮과는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강렬한 붉은빛이 어둠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피어나고, 산책로를 따라 이어진 불빛은 가을밤의 낭만을 더한다.
특히 올해는 진도 운림산림욕장이 야간 개장으로 문을 열어, 낮과 밤 모두 꽃무릇을 즐길 수 있다. 낮에는 자연의 활기를, 밤에는 깊은 감성을 전하는 풍경이 하루 안에 공존한다는 점에서 지금이야말로 가장 특별한 순간이다. 짧은 개화 시기와 맞물려 단 며칠만 허락되는 장관이기에 가을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전남 진도군은 꽃무릇 개화 기간에 맞춰 오는 12일부터 10월 5일까지 운림산림욕장 편백 쉼터 구간을 야간 개장한다고 12일 밝혔다. 운영 시간은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낮에 찾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학생들도 퇴근 후·하교 후에 들러 가을밤의 특별한 풍경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운림산림욕장 내 산책로에는 2022년부터 4년에 걸쳐 약 50만 본의 꽃무릇이 식재됐다. 현재는 절정을 이루며 숲길 전체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요양병원에서 산림욕장으로 이어지는 진입로, 쌍계사와 두목재, 장미원(운림예술촌) 등 사천리 주변 곳곳에서도 꽃무릇을 만날 수 있어 산림욕장을 중심으로 한 지역 전체가 가을빛으로 물드는 모습이다.
군은 이번 야간 개장을 맞아 편백 쉼터에 휴게시설을 추가로 설치하고 관람객이 머무르며 꽃무릇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야간 조명도 강화해 꽃무릇의 붉은빛이 더욱 또렷하게 드러나도록 연출했다. 아울러 방문객 안전을 위해 현장 안내 인력을 배치하고, 비상시를 대비한 안전 관리 체계도 정비했다.
김희수 진도군수는 “붉게 타오르는 꽃무릇의 아름다움을 풍요로운 가을밤과 함께 즐기시기를 바란다”며 “운림산림욕장을 찾는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현장 안내와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꽃무릇은 가을 숲을 가장 강렬하게 물들이는 꽃 가운데 하나다. 꽃대만 쑥 올라와 붉은 빛을 터뜨리는데, 특이하게도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돋을 때는 꽃이 지기 때문에 서로 만나지 못한다. 그래서 ‘상사화(相思花)’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잎과 꽃이 엇갈려 살아가는 모습에서 덧붙여진 꽃말은 ‘슬픈 추억’, ‘이룰 수 없는 사랑’, ‘환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9월 중순부터 10월 초 사이 남쪽 지방을 중심으로 절정을 이루며, 대규모 군락지를 찾으면 바닥이 모두 붉은 물결로 덮인 듯한 장관을 볼 수 있다. 짧은 기간만 피어나는 만큼 한 번쯤 직접 눈으로 담아야 할 가을 풍경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