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00톤 쏟아졌다…작년엔 없어서 못 먹었는데 가격 반토막 난 '국민 생선'

2025-09-1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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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해풍 타고 풍성해진 전어 시장의 반전
바다의 변화가 불러온 전어 가격 폭락

가을철 대표 별미인 전어가 올해 풍년을 맞으면서 가격이 작년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간 '금값'이라 불릴 정도로 비쌌던 전어를 이제는 부담 없는 가격에 맛볼 수 있게 됐다.

전어 경매 현장 / 국립수산과학원
전어 경매 현장 / 국립수산과학원

13일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집계에 따르면, 충남 서천 등 주요 전어 산지의 9월 평균 낙찰가는 킬로그램당 1만 43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월 낙찰가 3만 1850원과 비교해 55% 급락한 수치다.

서울 지역 경매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전어 상등급의 이달 평균 경매가격은 킬로그램당 538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2% 내려갔다.

가을철 별미로 꼽히는 전어회 / 뉴스1
가을철 별미로 꼽히는 전어회 / 뉴스1

가격 하락의 배경에는 어획량 급증이 있다. 7월부터 9월 8일까지 잡힌 전어는 총 407톤으로, 작년 동기간 어획량 209톤의 약 2배에 달한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 상장된 전어(활어) 물량은 더욱 놀랍다. 9월 초순에만 7486톤이 경매에 나왔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 1320톤보다 무려 6배 가까이 많은 양이다.

수협중앙회는 올해 어황 호조의 원인을 해양 환경 변화에서 찾고 있다. 수협 관계자는 "올해 바다 수온이 지난해처럼 크게 오르지 않아 어황이 개선됐다"며 "전어는 염도가 낮은 바닷물을 좋아하는데, 올해 우리 바다에 비가 많이 내려 전어가 몰리면서 어획량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고수온과 적은 강수량으로 전어가 서해안에 제대로 유입되지 못해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당시 전어는 '없어서 못 먹는' 귀한 생선이 됐고,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구워지고 있는 가을 전어 / 뉴스1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구워지고 있는 가을 전어 / 뉴스1

하지만 공급 증가와 달리 소비는 오히려 위축된 상황이다. 최근에는 가을보다 여름부터 각종 전어 축제를 중심으로 소비가 시작되는 추세인데, 지난 8월 남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많은 축제가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취소되면서 수요가 감소했다.

수협중앙회는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어 가격 하락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소매 물량이 시중에 많이 풀리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가을 대표 생선 전어 / 뉴스1
가을 대표 생선 전어 / 뉴스1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집계에 따르면 이달 초순 전어 활어의 평균 경매 낙찰가는 킬로그램당 1만 1000원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시기 가격이 2만 4000원에 육박했던 것을 고려하면 53%나 하락한 셈이다.

전어와 함께 서해안 대표 수산물인 꽃게도 올해 풍년을 맞았다. 금어기 해제 후인 8월 21일부터 9월 9일까지 전국 꽃게 위판량은 3690톤으로, 작년 동기간 2207톤보다 67.2% 늘어 최근 10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튜브, KBS News

전어는 과거 몇 년간 어획량 감소와 기후변화, 바닷물 수온 상승 등으로 품귀 현상이 반복됐던 생선이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서도 전어 물량 부족으로 판매가 중단되거나, 가격이 2~3배까지 급등한 사례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올해는 바다 수온 안정과 폭우로 인한 바닷물 염도 하락이 맞물리면서 전어가 선호하는 환경이 조성돼 전국적으로 물량이 풍부해진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한동안 부담 없는 가격에 가을 전어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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