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한국서 왜 나와?...한밤 초등학교서 발견된 9cm ‘정체불명 생명체’

2025-09-1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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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의 충격적인 방생 곤충
생태계 위협하는 불법 외래종의 습격

최근 한 유튜브 영상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생태 채널 ‘정브르’에 올라온 영상 속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인도네시아 서식종인 기라파톱사슴벌레였다. 영상 제목부터 “말도 안 되는 제보가 들어왔다”라며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실제 제보 장소가 다름 아닌 한국의 초등학교 운동장이어서 충격을 더했다.

한밤중 초등학교서 발견된 기라파 / 유튜브 '정브르'
한밤중 초등학교서 발견된 기라파 / 유튜브 '정브르'

제보자는 한밤중 학교 운동장에서 의문의 곤충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일반 사슴벌레로 생각하고 집으로 가져왔지만, 곤충 전문가 유튜버 정브르는 즉각 “이게 한국에서 나올 리가 없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실물 확인 결과, 날카로운 턱과 압도적인 체구를 가진 외래종 기라파로 판명됐다. 크기는 9cm를 넘어 국내 토종 사슴벌레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컸다.

정브르는 “확실히 외국 곤충이고, 누군가가 키우다 방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살아 있는 상태로 발견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곤충은 인도네시아에 주로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기라파 / 유튜브 '정브르'
기라파 / 유튜브 '정브르'

외래 곤충의 무분별한 유입은 생태계 교란과 직결된다. 실제로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외국 곤충의 사육과 유통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적발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정브르는 제보자가 발견한 개체를 즉시 수거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인계했고, 곤충은 법적 절차에 따라 소각 처리될 예정이다.

그는 영상에서 “20년 전만 해도 곤충 시장에서는 기라파를 포함해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 알키데스, 힐루스 등 외래종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모두 불법”이라며 “아직도 음지에서 키우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는 불법일 뿐 아니라 생태계에도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유튜브, 정브르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 반응도 다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합법적으로 키우면 좋을 텐데 아쉽다”는 아쉬움부터, “불법 사육하다 탈출한 게 확실하다”는 추측까지 이어졌다. 또 다른 시청자는 “벌금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희귀 곤충 발견이 아니다. 우리 주변, 그것도 아이들이 뛰노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외래종이 나타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문가들은 “호기심에 키운 외래종이 방생될 경우 토종 곤충과 경쟁해 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발견 당시 촬영 모습 / 유튜브 '정브르'
발견 당시 촬영 모습 / 유튜브 '정브르'

외래 곤충 발견 시에는 반드시 농림축산검역본부(054-912-1000)에 신고해야 한다. 정브르가 강조했듯 “주작이 아니라 실제로 이런 제보가 종종 들어온다”는 말은, 생태계 관리와 인식 제고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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