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에는 평범했는데…건강 원료로 인정받아 특허 받은 ‘국산 신품종’
2025-09-15 14:35
add remove print link
뿌리뿐 아니라 잎·줄기까지 활용 가능한 국산 고구마 ‘통채루’
국산 고구마 품종 ‘통채루’의 잎과 줄기에서 근력을 지켜주는 효과가 확인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통채루’ 지상부 추출물이 근육세포와 동물실험에서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 과정에서 고령화 사회의 주요 건강 문제로 꼽히는 근감소증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실험은 단순히 근육량이 늘어났는지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줄어든 근육량이 회복되고 손으로 쥐는 힘이 커졌으며 장딴지와 허벅지 근육의 크기까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근육이 손상됐을 때 나타나는 지표도 뚜렷하게 낮아져 단순히 힘이 세지는 효과뿐 아니라 손상 예방 기능까지 드러났다.
세포 수준에서 나타난 변화는 더욱 흥미롭다. 근육을 분해하는 단백질은 눈에 띄게 줄었고 새로운 근육을 만드는 단백질은 오히려 늘어났다. 근육이 무너지는 속도를 늦추고 동시에 새로 짓는 과정이 함께 이루어진 셈이다. 일부 동물실험에서는 성장 호르몬 수치까지 높아져 근력 유지뿐 아니라 성장 촉진 가능성까지 제시됐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고구마순 추출물을 활용한 근육 질환 예방·개선 조성물’을 특허 출원했다. 단순한 실험 결과에 그치지 않고 발효와 가공 연구를 이어가며 과학적 근거를 쌓아 새로운 기능성 소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송진 발효가공식품과장은 “이번 연구로 고구마 잎과 줄기를 근력 개선 기능성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향후 발효 기술을 접목해 근거 자료를 확보하고 다양한 기능성 소재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통채루는 기존 고구마와 달리 뿌리뿐 아니라 잎과 줄기까지 먹을 수 있는 국산 신품종이다. 비타민 C와 E, 베타카로틴,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며 일반 고구마보다 최대 20배가량 많아 건강 기능성 원료로도 주목받고 있다. 껍질이 부드러워 별도의 손질 없이 통째로 먹을 수 있어 영양 손실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맛과 활용법도 다양하다. 껍질째 구워 먹으면 단맛이 깊게 배어 나오고, 찌거나 튀겨도 조직이 부드럽다. 줄기와 잎은 데쳐 나물로 무치거나 국에 넣을 수 있으며 신선한 잎은 샐러드로 활용하면 색감과 식감이 살아난다. 말린 줄기는 차로 끓여 마실 수도 있어 채소와 차, 간식까지 폭넓게 활용된다. 뿌리·줄기·잎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째로 먹는 고구마’라는 이름이 붙었다.
풍부한 영양 성분과 다양한 조리 활용도를 갖춘 만큼 앞으로 소비자 식탁에 오를 기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