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의혹 관련 구속심사 최후 진술서 '이런 말' 꺼냈다
2025-09-1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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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서 대기 중인 권성동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과거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을 언급하며 정치권력에 의한 수사라는 주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2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권 의원은 최후 진술에서 "강원랜드 사건은 두 차례 수사에도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내사 종결됐으나, 결국 대통령 지시에 따라 재수사가 진행됐고 검찰 특별수사단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기소까지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재판부는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저는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었다. 결국 1심에서 대법원까지 무죄 판결이 선고됐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2018년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구속 심사대에 섰지만 영장 기각 결정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그는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역시 과거와 다르지 않다"며 "부실한 수사,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 정치적 이해관계 얽힘 등 과거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특검은 객관적 물증 없이 공여자의 단독 진술에 의존해 인신 구속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는 피의자의 방어권을 본질적으로 위축시키는 문제"라고도 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022년 1월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권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한 정황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에 '큰 거 1장 support(서포트·지원)', '권성동 오찬' 등의 메모를 발견했고,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쓰라"는 문자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권 의원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보좌관 명의 휴대전화로 윤 전 본부장과 여러 차례 연락한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러한 물적 자료와 관계자 진술을 근거로 권 의원의 혐의를 입증하는 논리를 제시했다.
반면 권 의원은 11일 국회 체포동의안 발언에서 "특검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공여자가 돈을 줬다고 하는 그날은 처음으로 단둘이 만난 날이었다. 그런 자리에서 불법 자금을 주고받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검찰에서 20년, 정치를 16년 하면서 문제 될 돈을 받을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고 부인했다.
앞서 권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34분경 검은 정장과 붉은 넥타이 차림으로 법원에 도착했고,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법원에 들어서며 "참담하다. 문재인 정권 검찰이 했던 무리한 수사와 지금 특검의 수사가 다르지 않다. 그때도 결백했고 지금도 결백하다. 오늘 법원에서 사실관계를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심사를 마친 그는 오후 6시 45분쯤 법정을 나서면서 "잘 설명했다"고만 짧게 답했다.
권 의원은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한다. 구속 여부는 이날 밤 안에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한편 현역 의원에 대한 구속 심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이자 3대 특검 중 최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