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데…" 이 대통령, 솔직 발언
2025-09-1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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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기득권의 공존, 가능할까?
이재명 대통령이 청년 창업자들과 만나 실패 이후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혁신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의 초기 수요 창출과 구매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동시에, 기존 산업과 신산업 간 충돌을 최소화하는 정치권의 역할도 주문했다.

17일 이 대통령은 경기 성남시 판교 스타트업 스퀘어에서 열린 ‘청년 스타트업 상상콘서트’에서 “우리 사회는 실패에 대해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한 번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그러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고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그러면 뺨을 맞는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도전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역량과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실패 경험이 있는 이들이 성공 확률이 더 높다”며 “재도전하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첫 도전과 동등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통령이 언급한 핵심은 ‘재도전 펀드’다. 정부는 재창업 청년들의 투자 유치를 돕기 위해 2030년까지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와 경기도에 있을 때 조금씩 시도했는데 성공률이 꽤 높았다”며 과거 경험을 소개한 뒤 “정부가 1조원을 마련했지만 규모가 부족해 보인다.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실패 이후 다시 일어서려는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인 자금 지원과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 대통령은 스타트업들이 꾸준히 요구해온 초기 수요 창출 방안도 언급했다. 그는 “정부 구매나 사용 실적 확보가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지원하거나 빌려주는 방식에 머물렀지만, 그 중간 단계가 필요하다”며 “차라리 5000억원을 지원하는 것보다 1조원어치를 사주고 5000억원은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 편이 더 낫다. 실제로 그렇게 운영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직접적인 구매 확대를 통해 스타트업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다.
정치권의 조정 역할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택시업계 반발로 무산된 ‘타다’의 승차 공유 서비스를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기존 질서가 위협받는다. 그 충돌을 최소화하는 것이 정부와 정치의 책무”라며 “그때 더 길게 논의하고 제3의 대안까지 모색했다면 다른 결과가 있었을지 모른다. 예컨대 택시 사업자들에게 일정 지분을 주어 동업 구조를 만들었다면 절충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혁신 산업을 기존 기득권의 권리 중심으로만 대응하면 결국 발전을 가로막게 된다”며 “많은 토론과 조정을 통해 모두가 이익을 얻는 방향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신기술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 충돌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하고, 국가 전체의 성장 기회로 전환하자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