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받은 빵 한 조각에 우리 아이가 그렇게 아프게 될 줄 몰랐습니다”
2025-09-2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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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가 자칫 오해로 비칠 수 있는 상황”
편의점에서 호의로 건넨 빵을 먹은 아이가 장염에 걸렸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최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40대 주부 A씨가 자녀가 겪은 일을 털어놨다.
A씨의 초등학생 아들은 최근 장염 증세로 크게 고생했는데, 무슨 음식을 잘못 먹었는지 캐묻자 주저 끝에 사실을 고백했다.
아들에 따르면 그는 친구와 편의점 앞에서 삼각김밥을 먹고 있었고, 그때 편의점 주인이 먹으라며 빵을 건넸다. 공짜로 받은 빵을 다 먹은 뒤 포장지를 보니 유통기한이 이미 이틀 지난 상태였다.
A씨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했다. 그러나 아이뿐 아니라 같이 빵을 나눠 먹은 친구들까지 장염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 더구나 아들 말에 따르면 해당 점주는 아들과 친구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도시락이나 여러 음식을 건네곤 했다고 한다. 평소에도 유통기한 지난 음식을 아이들에게 내놓는 것 같아 의문이 들었다.
이후 A씨는 편의점을 직접 찾아 점주에게 항의했다. 점주는 "나도 먹어봤지만 아무 문제 없었다. 일부러 탈 나라고 준 건 아니다"라며 사과했다.
그러나 A씨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그는 "유통기한이 지났음을 먼저 알리고 아이들이 먹을지 말지 선택하게 해야 한다. 아무리 호의라 해도 아이들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를 그냥 넘길 수 없다. 내가 예민한 건가 싶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양지열 변호사는 "사연자가 예민하다기보다 점주가 둔감했던 것이다. 나쁜 의도는 없으나 음식, 특히 아이들과 관련된 부분은 훨씬 주의했어야 한다. 호의가 지나쳐 오히려 부작용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사장 입장에서는 자신이 먹어도 괜찮으니 아이들에게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나 역시 집에서 소비기한 지난 음식을 스스로 먹을 수는 있어도 자녀에게는 절대 주지 않는다. 혹시 아프면 어쩌겠냐는 생각 때문이고, 타인의 아이에게는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아이들 문제인 만큼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했다. 나 자신은 며칠 지난 음식도 큰 탈이 없이 먹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겐 다르다. 선의가 자칫 오해로 비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