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돌파! 한국인들 호응까지…일본 영화계 정복한 '이 영화' 정체
2025-09-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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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상일 감독의 역작
일본 영화계를 휩쓸고 있는 재일 한국인 감독의 영화가 있다.

바로 영화감독 이상일의 영화 ‘국보’가 일본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이다.
지난 15일 수입사 미디어캐슬에 따르면 ‘국보’는 개봉 10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고 흥행 수익 142억 엔(한화 약 1335억 4390만 원)을 벌어들이는 쾌거를 이뤘다.
일본 역대 실사 영화 흥행 2위
'국보'의 천만 돌파는 일본 영화계의 대기록이다. 이번 흥행으로 '국보'는 27년 만에 '춤추는 대수사선 THE MOVIE'(1998)를 넘은 영화로, 일본 역대 실사 영화 흥행 2위에 올라섰다.
앞으로의 흥행 추이로 볼 때 '국보'가 일본 역대 실사 영화 흥행 1위인 '춤추는 대수사선2: 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하라'의 흥행 수익 173.5억 엔(한화 약 1631억 1776만 원)을 뛰어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일본 영화 시장에서 역대 흥행 순위 상위권은 보통 애니메이션이 독식해 왔다. 역대 흥행 순위 10위권 내에 있는 실사 영화도 '타이타닉', '해리포터'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실사 영화가 100억 엔을 넘기는 일도 극히 이례적이다. 일본 영화 티켓값은 보통 2000엔(약 1만 8천 원) 선으로 한국보다 비싼 편이라 화제작이 아닌 이상 극장에 사람들이 잘 모이지 않는 편이다. '국보'가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그만큼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사로잡았다는 방증이다.

재일 한국-조선인 3세인 이상일 감독
영화의 대성공 뒤에는 이상일 감독의 특별한 정체성이 존재한다. 1974년생인 그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 한국-조선인 3세다. 그의 작품에는 자신의 한국 이름을 고수하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들어있다. 그는 "가장 일본적인 것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주인공 키쿠오가 야쿠자 집안이라는 배경 때문에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모습은 자신의 삶을 투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과 제작진
영화는 일본 유명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베스트셀러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야쿠자 집안에서 태어난 주인공 타치바나 키쿠오(요시자와 료)가 운명처럼 가부키 세계로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키쿠오는 타고난 재능으로 최고의 온나가타(여성 역할을 맡는 남성 배우)가 된다. 하지만 시대의 격동을 맞이하고 라이벌 오가키 슌스케(요코하마 류세이)와도 경쟁하며 계속 파란만장한 삶을 이어간다.
요시자와 료는 키쿠오의 극적인 인생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와 함께 요코하마 류세이, 와타나베 켄, 다나카 민 그리고 영화 '괴물'로 주목받은 아역 배우 쿠로카와 소야 등 일본을 대표하는 베테랑 배우들이 힘을 보태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게다가 영화 '킬빌'의 미술,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촬영을 맡은 초호화 제작진들까지 참여를 알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관객들도 기대, 하반기 국내 개봉 예정
일본에서의 열광적인 반응은 국내 팬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보'가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자 국내 팬들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국내에서는 올 하반기 개봉을 예고한 가운데, 영화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을 통해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국보'가 일본을 넘어 한국에서도 흥행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