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구치소에 갇힌 김상민 전 검사... 김건희 여사에게 1억대 그림 전달
2025-09-18 08:59
add remove print link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수사 탄력받을 듯

김건희 여사 측에 이우환 화백의 고가 그림을 건네며 공천과 인사를 청탁한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8일 결국 구속됐다.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청탁금지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특검팀이 청구한 김 전 검사의 구속영장을 이날 오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1월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1억4000만원에 구입해 김 여사 오빠인 김진우 씨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4·10 총선 공천과 인사를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화백 그림이 모두 현금으로 거래된 정황을 포착했다. 또한 김 여사를 최종 수수자로 특정했다. 본래 공직자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수수자로 적용해야 하지만, 그가 소환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배우자인 김 여사를 수수자로 지정했다.
김 전 검사 측은 그림을 김씨의 요청으로 대신 구매했을 뿐이며 공천 청탁 등은 없었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한 그림의 진위 여부가 감정기관 사이에서 엇갈리고 있어 위작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 경우 물품 가액이 크게 낮아져 구속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전 검사는 전날 구속 심사 출석 전 취재진에게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검의 수사권 남용"이라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김 전 검사 구속으로 특검팀의 '공천 개입' 의혹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이 공모한 것을 전제로 하는 뇌물 혐의 수사도 가속도가 날 전망이다.
특검팀은 지난 7월 현판식을 열고 수사를 시작한 이후 김 여사가 지난해 총선과 2022년 6월 지방선거·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지난달 29일에는 김 여사를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총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현직 부장검사 신분으로 경남 창원 지역 주민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총선 출마를 예고해 논란이 됐었다.
명 씨는 김 여사가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검사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고, 4개월 후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됐다. 특검팀은 이 특보 임명에도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김 전 검사에게는 추가 혐의도 있다. 지난해 총선 출마 준비 과정에서 사업가 박모 씨 측으로부터 선거용 차량 대여비를 대납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다. '존버킴' 또는 '코인왕'으로 불리는 박씨는 2021년 2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스캠코인 '포도'를 발행·상장해 809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김 전 검사가 도박사이트 운영자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그림을 샀다는 진술을 특검이 확보했다는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를 상대로 실제 공천 과정에서 김 여사의 입김이 있었는지 규명하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