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구치소에 갇힌 김상민 전 검사... 김건희 여사에게 1억대 그림 전달

2025-09-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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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수사 탄력받을 듯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공천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공천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김건희 여사 측에 이우환 화백의 고가 그림을 건네며 공천과 인사를 청탁한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8일 결국 구속됐다.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청탁금지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특검팀이 청구한 김 전 검사의 구속영장을 이날 오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1월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1억4000만원에 구입해 김 여사 오빠인 김진우 씨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4·10 총선 공천과 인사를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800298번'. 김건희 여사 친오빠 집에서 나왔다.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800298번'. 김건희 여사 친오빠 집에서 나왔다.

특검팀은 이 화백 그림이 모두 현금으로 거래된 정황을 포착했다. 또한 김 여사를 최종 수수자로 특정했다. 본래 공직자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수수자로 적용해야 하지만, 그가 소환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배우자인 김 여사를 수수자로 지정했다.

김 전 검사 측은 그림을 김씨의 요청으로 대신 구매했을 뿐이며 공천 청탁 등은 없었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한 그림의 진위 여부가 감정기관 사이에서 엇갈리고 있어 위작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 경우 물품 가액이 크게 낮아져 구속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전 검사는 전날 구속 심사 출석 전 취재진에게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검의 수사권 남용"이라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김 전 검사 구속으로 특검팀의 '공천 개입' 의혹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이 공모한 것을 전제로 하는 뇌물 혐의 수사도 가속도가 날 전망이다.

특검팀은 지난 7월 현판식을 열고 수사를 시작한 이후 김 여사가 지난해 총선과 2022년 6월 지방선거·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지난달 29일에는 김 여사를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총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현직 부장검사 신분으로 경남 창원 지역 주민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총선 출마를 예고해 논란이 됐었다.

명 씨는 김 여사가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검사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고, 4개월 후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됐다. 특검팀은 이 특보 임명에도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김 전 검사에게는 추가 혐의도 있다. 지난해 총선 출마 준비 과정에서 사업가 박모 씨 측으로부터 선거용 차량 대여비를 대납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다. '존버킴' 또는 '코인왕'으로 불리는 박씨는 2021년 2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스캠코인 '포도'를 발행·상장해 809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김 전 검사가 도박사이트 운영자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그림을 샀다는 진술을 특검이 확보했다는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를 상대로 실제 공천 과정에서 김 여사의 입김이 있었는지 규명하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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