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들도 고개 절레절레 젓던 생선이 갑자기 '고급 어종' 대반전
2025-10-0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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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한 냄새 때문에 안 먹던 생선이 갑자기...

유독 강한 냄새 때문에 낚시꾼들이 고개를 돌리는 생선이 있다. 바로 쥐돔이다. 그런데 최근 이 생선이 냄새 없는 고급 어종으로 탈바꿈해 주목받고 있다.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했다. 양배추를 먹였더니 냄새가 사라진 것이다.
쥐돔은 양쥐돔과에 속하는 물고기다. 몸길이는 40cm 정도다. 수심 50m 이내의 산호초나 암초 바닥 부분에서 생활한다. 대표적인 아열대성 물고기 가운데 하나로 기후변화에 의해 제주도 등지의 개체수가 늘고 있다.
이 생선의 가장 큰 특징은 초식성이다. 김이나 미역 같은 갈조류, 홍조류를 뜯어 먹고 살아간다. 그런데 바로 이 초식성 때문에 쥐돔은 살아있을 때부터 특유의 냄새가 난다. 해조류를 주로 섭취하면서 체내에 축적되는 성분들이 강한 냄새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소변 냄새에 준할 정도로 냄새가 심하다는 얘기도 있다.
바로 이 냄새 문제 때문에 쥐돔은 대중적이지 못한 어종으로 분류됐다. 단단한 식감과 달달한 지방을 갖고 있음에도 냄새라는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상품성에서 뒤처졌다.
그런데 일본의 한 업체가 이 문제를 해결할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했다. 해조류 대신 양배추 같은 육상 채소를 쥐돔에게 먹이는 양식법을 도입한 것이다. 연구 결과, 양배추를 먹인 양식 쥐돔은 특유의 냄새가 현저히 줄어들면서도 좋은 지방층과 단단한 육질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푸드박스’ 유튜브 채널에 최근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양식법의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쥐돔의 냄새는 주로 해조류 섭취에서 비롯되는데, 이를 양배추로 대체하면 냄새 발생 원인 자체를 차단할 수 있다. 양배추는 영양가가 높으면서도 해조류보다 냄새 성분이 적어 쥐돔의 체내 축적을 줄일 수 있다.
양식 쥐돔과 자연산 쥐돔의 차이는 확연하다. 자연산의 경우 잡자마자 내장을 빨리 제거해야 할 정도로 냄새가 강하지만, 양식산은 상대적으로 냄새가 심하지 않다. 이로 인해 양식 쥐돔의 상품성이 크게 향상됐다.
등지느러미가 상당히 뾰족하고 길게 나와 있어 손질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꼬리 부분에 칼날처럼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 잘못 만지면 베일 위험이 있다. 껍질은 가죽처럼 질겨서 칼이 잘 안 들어갈 정도다.
내장이 상당히 깊숙히 박혀 있는데, 내장 뒷부분은 대부분 지방으로 가득 차 있다. 내장 지방이 많아 이를 잘 활용하면 좋은 맛을 낼 수 있다. 회로 바로 먹어도 단단한 식감과 달달한 지방 맛을 느낄 수 있다. 2일 정도 숙성하면 단맛과 감칠맛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최근 수산시장에서 쥐돔의 가격이 상당히 오른 상황이다. 양식 기술의 발전으로 냄새 문제가 해결되면서 쥐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2만원 아래에서 거래되던 것이 올해는 보통 1.8~2kg짜리가 2만5000원 정도 중반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2kg짜리를 회 손질까지 맡겨서 구입하면 한 마리당 6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회로 먹을 때는 향이 강하고 단맛이 강한 술보다는 드라이한 술이나 소주 같은 것이 잘 어울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드박스’에 따르면 쥐돔 식감은 부위에 따라 다르다. 등쪽은 찰진 식감으로 입안에 착착 붙는 느낌이 나고, 전체적으로 지방이 골고루 잘 퍼져 있다. 달달한 단맛과 기분 좋게 하는 감칠맛이 끝부분에 입안을 가득 채운다. 뱃살 윗부분은 식감이 살짝 다르다. 아삭거리는 느낌이 있고 단맛이 좋다.
양식산의 경우 사료 냄새, 물 냄새 비슷한 향이 살짝 나지만 심각하거나 불쾌하지 않을 정도라고 ‘푸드박스’는 밝혔다.
쥐돔은 당일 회로 먹어도 좋고 숙성해서 먹어도 좋은 어종이다. 당일에 먹으면 쫄깃한 식감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고, 숙성하면 단맛과 감칠맛이 더욱 향상된다. 2일 정도 숙성한 경우에도 상당한 탄력감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