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에서 눈물 훔친 KIA 포수… 이범호 감독, 결국 일침 날렸다

2025-09-1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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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7년 만에 가을 야구 진출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벤치에 앉아 있던 포수 한준수를 향해 날카로운 지적을 건넸다.

지난 7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3회초 수비를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7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3회초 수비를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범호 감독은 지난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2-6 패배 직후 선수단을 긴급 소집해 미팅을 열었다.

베테랑 2루수 김선빈이 평범한 뜬공 포구 실책으로 3회 문책성 교체됐고 기록된 실책은 2개였지만, 기록되지 않은 섬세하지 못한 플레이들이 겹쳤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런 경기와 플레이는 용납할 수 없다. 남은 경기에서 정신을 차리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내년은 없다"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다음 날인 지난 18일 선수들은 초반 달라진 집중력을 보였다. 김선빈은 전날 문책성 교체의 당사자였지만,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와 주루 플레이로 분위기 전환을 이끌었다. 그러나 0-0으로 맞선 4회초, 선발 투수 아담 올러가 한화 4번 타자 노시환에게 던진 높은 직구가 담장을 넘기며 선제 솔로포가 터졌다. 이는 이번 시리즈 세 경기 연속으로 노시환에게 홈런을 허용한 장면이었다.

순간 표정이 굳은 이 감독은 이닝 교대 시간에 배터리코치와 함께 벤치에 앉아 있던 포수 한준수를 향해 날카로운 지적을 건넸다. 그러자 한준수가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며 이 장면은 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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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감독은 시즌 중에도 같은 문제를 지적해 왔다. 지난달 NC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에게 유독 많은 홈런을 허용한 뒤 "빠른 공 위주의 단조로운 볼 배합이 문제"라고 꼬집은 바 있다.

데이비슨은 시즌 내내 KIA를 상대로 6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 감독은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 맞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을 빼거나 몸 쪽을 깊게 공략하는 세밀한 배터리워크가 필요한데 지나치게 똑같은 패턴으로 승부하고 있다"라며 포수 리드와 투수 운용 모두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한화전도 비슷했다. 노시환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노리는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한준수는 시리즈 내내 빠른 공 위주의 패턴을 반복했다. 노시환에게 연이틀 홈런을 맞고도 같은 리드가 이어졌다.

지난 6월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이글스 대 두산베어스 경기에서 한화 노시환이 1회말 동점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 뉴스1
지난 6월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이글스 대 두산베어스 경기에서 한화 노시환이 1회말 동점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 뉴스1

한화는 지난 18일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시즌 80승(53패3무)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한화는 남은 9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플레이오프 티켓 이상을 따냈다. 한화의 가을야구는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반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KIA는 1년 만에 하위권 팀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MVP 김도영이 3차례나 햄스트링을 다치는 바람에 단 30경기 출전에 그친 뒤 시즌을 접었고, 나성범, 김선빈, 패트릭 위즈덤, 제임스 네일, 아담 올러, 곽도규, 윤영철, 김도현, 황동하, 윤도현 등도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중 네일과 곽도규, 윤영철, 김도현은 시즌 아웃됐다.

home 이서희 기자 sh030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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