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후 일상이 힘들어진다? 중국 젊은 세대에 번지고 있는 ‘이 병’
2025-09-1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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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행 후 생긴 ‘이 병’, 젊은 세대 사이서 확산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서울병’이라는 말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서울을 다녀온 뒤 일상으로 돌아가면 허전함이 밀려오고 한국 문화에 대한 동경이 깊어지는 현상을 담은 신조어다.

처음에는 단순히 여행이 끝난 아쉬움을 표현하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의미가 크게 확장됐다. 며칠간의 서울 여행이 인생에서 가장 잊기 힘든 시간으로 남았다는 경험담이 퍼지면서, 이제는 서울을 다녀온 뒤 일상에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공허감을 느끼는 감정을 뜻하게 된 것이다.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서는 이 현상을 보여주는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병이 더 심해졌다’는 제목의 영상 하나가 97만 건이 넘는 ‘좋아요’를 기록했을 정도다. 댓글창에는 한강과 남산타워, 도심 야경을 배경으로 한 추억담이 줄을 잇고 있으며, 길을 잃었을 때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따뜻한 기억도 공유된다. “공연보다 며칠간의 서울 생활이 더 잊기 힘들다”는 고백도 적지 않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온라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실제 관광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정부가 중국 단체 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국경절 황금연휴(10월 1~7일)를 앞두고 한국 여행 예약이 급증했다. 저장성의 한 여행사는 예약 인원이 지난해보다 50% 늘었다고 밝혔고, 다른 여행사도 상담 건수가 20% 이상 증가했으며 일부 상품은 이미 마감됐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이 ‘쇼핑 천국’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소비 환경을 갖추고 있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며 가격 경쟁력도 높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드라마와 K팝 같은 한류 콘텐츠가 더해지면서 한국 여행에 대한 선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공연을 보기 위해 찾는 차원을 넘어, 서울에서 보낸 경험 자체가 문화적 갈망을 자극하는 계기로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병’이라는 신조어의 확산은 한국 문화가 중국 젊은 층의 일상 감정까지 파고들었음을 보여준다. 여행이 끝난 뒤에도 기억을 되새기며 다시 한국을 찾고 싶어지는 마음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