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미리 발견해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골든 타임'
2025-09-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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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숨겨진 초기 신호, 놓치면 위험하다
생애주기별 두뇌 건강 지키기 전략
치매는 진행을 멈추기는 어렵지만, 조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로 속도를 늦추는 것이 가능하다.
일부 환자들은 40대 이전부터 초기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이 단계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만큼 뚜렷하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치매를 단순히 노화의 불가피한 결과로만 볼 수 없으며, 관리와 치료를 통해 진행 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는 질환이라고 강조한다.
◆ 고령화와 환자 증가 추세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을 앞두고 중앙치매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약 91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 연령대 노인 열 명 중 한 명꼴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 사회에서 치매 환자가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205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여섯 명 중 한 명이 치매 환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조기 진단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조기 발견의 효과
치매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증상을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확인하는 것이다. 정기적인 인지기능검사를 통해 변화를 추적하면 치매로 진행하기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시점에서 개입할 수 있다. 치료를 일찍 시작하면 기억력 저하의 속도를 늦추고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증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매년 검진을 통해 세밀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
흔히 건망증과 치매를 혼동하기 쉽지만, 증상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단순 건망증은 일상적인 일을 간헐적으로 잊지만 힌트를 주면 금세 기억을 되찾는다. 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중요한 사실을 반복적으로 잊고, 도움을 받아도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다. 이전보다 인지기능이 뚜렷하게 떨어지고, 그로 인해 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예방은 빠를수록 효과적
치매 예방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연구에 따르면 병리적 변화가 40대 이전부터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청소년기에는 충분한 학습 경험을 쌓고, 중년기에는 고혈압이나 비만, 음주 같은 위험 요인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노년기에는 사회적 고립을 피하고 우울증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관리가 중요하며, 각 단계에서의 생활습관이 치매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 생활습관 관리의 중요성
규칙적인 운동은 뇌 건강을 지키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정도 꾸준히 걷거나 유산소 운동을 하면 기억력 보존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식습관 또한 예방에 중요한 요소다. 통곡물, 녹황색 채소,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 견과류 등은 뇌 기능 유지에 도움을 주며, 반대로 붉은 고기나 고지방 치즈, 패스트푸드의 섭취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단순한 체중 관리 차원을 넘어 뇌세포 손상 예방에도 의미가 있다.
◆ 치료 목표와 관리 방향
치매 치료의 목표는 완치가 아니라 악화를 지연시키는 데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장혜민 교수는 조기에 진단해 치료를 시작하면 중증 단계로 넘어가는 속도를 늦추고, 그만큼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부담을 줄이는 데도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