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까지 닫으며 외출 주의…전 세계가 주목한 충격 영화에 일본인들 ‘긴장’

2025-09-2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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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하루 만에 수익 785억 넘겨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 만행을 고발한 영화 '731'이 중국에서 개봉 첫날 흥행 기록을 새로 썼다.

731 영화 상영관에서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 구이저우일보 캡처
731 영화 상영관에서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 구이저우일보 캡처

영화 '731'은 원래 7월 31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만주사변이 발발한 9월 18일로 일정을 변경해 개봉했다.

중국 신화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개봉일인 18일 영화 '731'의 박스오피스 수익은 4억 위안(한화 약 785억 원)을 넘겼다.

같은 날 중국 전역에서 상영된 횟수는 26만 9천 회를 넘어, 단일 작품 기준으로 중국 영화사에서 일일 최다 상영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수치는 과거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보유한 기록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연출은 자오린산 감독이 맡았다. 그는 10년 넘게 중국과 해외를 오가며 역사적 증거를 수집했고, 당시 일본군의 세균전과 생체실험을 고증을 바탕으로 재현했다. 영화는 냉동실험, 생체해부, 인체 표본 제작 등을 상세히 다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731부대의 실험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는 중국인, 한국인, 러시아인 등 약 3000명으로 추산된다.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 하얼빈 등지의 영화관에서는 9월 18일 오전 9시 18분, 만주사변 발발 시간을 상징하는 시각에 경보음을 울린 뒤 첫 상영이 시작됐다. 영화 관람 후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며 숙연한 분위기를 보였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9월 18일 개봉하는 중국 영화 '731'의 예고편 장면   / 웨이보
9월 18일 개봉하는 중국 영화 '731'의 예고편 장면 / 웨이보

중국은 최근 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한 데 이어, 영화 '731'의 흥행으로 반일 정서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본 현지 커뮤니티와 학교에도 긴장이 감지되고 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자국민에게 신변 안전에 유의하라고 권고했고, 일부 일본인 학교는 휴교 조치를 취했다.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선전 일본인 학교는 개봉일인 18일 하루 휴교했고, 상하이 일본인 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으며, 베이징 일본인 학교는 보안을 강화했다.

중국에 거주하는 일본 교민들은 비상이다. 일본 기업이 많이 진출한 장쑤성 쑤저우에선 지난 12일 일본인과 중국인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쑤저우 거주 일본인 소셜미디어에는 “일본인이 중국인에게 공격받았다”는 소식이 급속도로 퍼졌다. 주상하이 일본영사관은 “일본인과 중국인 사이에 문제가 발생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상황은 지난해 9월 18일 선전에서 발생한 일본인 초등학생 피습 사건과도 맞물려 일본 사회에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당시 만주사변 93주년이던 날, 선전의 일본인 학교에 재학 중이던 10세 아동이 등교 중 괴한에게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범행 동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영화 '731'은 해외 개봉도 이어지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9월 18일 동시 개봉됐고, 19일부터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상영을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11월 중 개봉 예정이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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