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하고 급노화 됐다는 이용식 딸, 사실은 '다른 이유' 있다
2025-09-22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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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의 건강, 세포가 결과 좌우하는 핵심
출산 이후 여성의 몸은 새로운 생명을 맞이한 기쁨만큼이나 큰 변화를 겪는다. 많은 산모들이 체력 저하와 외모 변화를 경험하며 스스로가 급격히 늙어 보인다고 호소한다.
최근 개그맨 이용식의 딸 이수민 역시 출산과 육아로 인해 외모가 달라졌다고 솔직하게 밝히며 관심을 모았다. 그는 출산 직후 몸이 회복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육아에 매달리다 보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얼굴이 붓는 등 노화가 빨리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고백은 수많은 여성들이 공감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출산이 실제로 여성의 노화를 앞당기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가 진행돼왔다. 국제 학술지 '인간생식'에 발표된 연구는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세포 속 텔로미어 길이가 짧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을 보호하는 구조로 길이가 짧아질수록 노화가 빨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녀 수가 많을수록 텔로미어 길이가 더 짧아졌다는 점은 임신과 출산이 세포 수준에서 노화를 촉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비슷한 맥락에서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필리핀 여성 800여 명을 추적 조사했다. 이 연구에서는 임신 한 번이 약 2~3개월의 생물학적 노화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년간 추적한 결과 임신 횟수가 늘어난 여성은 실제 나이보다 더 빠르게 노화가 진행됐다. 연구진은 사회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을 배제한 뒤에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반면 남성에게서는 이러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연구가 출산과 노화를 단순히 연결짓는 것은 아니다. 미국 예일아동센터 연구팀은 임신 중 여성의 신체 나이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출산 후에는 오히려 감소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출산 후 산모의 신체 나이가 실제보다 3~8세 정도 젊어지는 현상이 관찰됐고, 특히 모유 수유를 지속하거나 임신 전 체질량지수가 낮았던 여성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출산이 단순히 노화를 앞당기는 과정이 아니라 복잡한 생리적 변화를 동반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의학계에서 출산과 노화의 관계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산후 회복이 여성 건강에 중요한 시기라는 점이다. 출산 직후 여성은 근육과 인대가 이완되고 면역력이 떨어지며, 수면 부족과 육아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외모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시기에 제대로 된 회복을 거치지 못하면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산모가 스스로의 건강을 돌보기 위한 관리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출산 후 최소 6주간은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회복기를 무시하고 과도한 활동을 하면 체력 소모가 커져 노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둘째,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이 도움이 된다. 걷기, 스트레칭, 산후 요가 등은 근육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해 세포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셋째, 항산화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견과류, 올리브오일,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염증을 줄이고 피부 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는 것이 큰 과제다. 육아로 인해 깊은 잠을 자기 어렵지만, 가족이나 지인의 도움을 받아 짧게라도 숙면을 취하면 회복에 큰 힘이 된다. 더불어 정신적 안정을 찾는 것도 노화를 늦추는 데 필수적이다. 산후 우울감이 심할 경우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정서적 지지를 받는 것이 좋다.
결국 출산은 여성에게 노화의 속도를 결정짓는 절대적 요인이라기보다는 몸과 마음의 회복 과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건이다. 산모 스스로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사회와 가족이 이를 뒷받침할 때 출산 후에도 활력과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