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만 건 넘는데…경찰과 당근이 손잡고 내놓은 ‘의외의 서비스’
2025-09-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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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당근마켓 업무협약, 지역 기반 앱 통해 정보 실시간 공유
앞으로는 내 주변에서 발생한 실종 아동이나 어르신 소식을 ‘당근’ 앱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실종 아동이나 어르신 소식이 재난 문자로 전송될 때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잠시 멈추고 화면을 들여다본다. ‘실종된 70대 남성을 찾습니다’ 같은 알림은 낯설지 않다. 특히 도심에 살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문자가 연이어 울린다. 혹시 내가 지나온 길에 단서가 있지 않을까 싶어 마음을 쓰지만, 결국 직접 나서 도움을 줄 수는 없어 안타까움만 남기 일쑤였다.
실제로 매년 5만 건이 넘는 실종 사건이 발생한다. 문자 한 통으로는 주변 주민들의 관심을 환기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 그대로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기도 쉽지 않았다. 이런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경찰과 당근이 손을 잡았다
경찰청은 지역 기반 생활 정보 앱 ‘당근’을 운영하는 ㈜당근마켓과 실종 아동·노인 등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해마다 5만 건 이상 발생하는 실종 사건의 조기 발견과 실종정책 확산을 위해 기획됐다.
그동안 실종 아동이나 치매 환자, 발달장애인 등이 사라졌을 경우 경찰은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이름과 사진, 인상착의 등의 정보를 경찰청 ‘안전드림(Dream)’ 누리집에 공개했다. 필요할 경우 ‘실종경보문자’를 발령해 인근 주민에게 재난문자 형태로 정보를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홈페이지 중심의 공지는 접근성이 낮아 실종 초기 골든타임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번 협약으로 앞으로는 안전드림에 게재된 실종자 정보가 당근 앱에도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사용자는 평소 자주 활용하는 ‘동네생활’ 게시판의 ‘사건·사고 정보’ 코너에서 내 주변에서 발생한 실종 아동이나 어르신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실종자가 발견되면 해당 게시물은 자동으로 삭제돼 불필요한 노출도 최소화된다.
경찰청과 당근마켓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실종 예방 정책의 참여도를 높이는 데에도 힘을 모을 계획이다. 아동이나 노인의 지문과 얼굴 사진을 미리 등록해 두는 ‘실종예방 사전등록제’를 널리 알리고, 실종경보 문자에 대한 국민 제보를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사전등록제는 도입 이후 수많은 사례에서 신속한 발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이번 협업은 지역 주민들의 일상 속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종자의 생사와 안전은 초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정보를 공유하느냐에 달려 있는 만큼, 당근과 같은 지역 밀착형 서비스가 실질적인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실종 아동과 어르신을 찾는 데 가장 큰 힘은 주변 이웃들의 눈과 귀”라며 “많은 국민이 사용하는 당근마켓과의 협력을 통해 제보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경찰은 앞으로도 조기 발견과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