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다 먹는 국민 감기약인데…오늘, 트럼프 “자폐아 낳을 수 있다” 발표에 난리

2025-09-23 11:24

add remove print link

트럼프의 자폐증 경고, 과학계 반박과 충돌

한국인들은 물론 전 세계인이 먹는 감기약인 타이레놀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며 가급적 먹지 말 것을 권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이와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해 의료 전문가들에게 공식적인 경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이하 한국 시각) 트럼프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임신 중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태어날 자녀의 자폐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그는 "아세트아미노펜은 기본적으로 타이레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임신 중 복용하면 (태어날 자녀의) 자폐증 위험을 매우 높일 수 있다"며 "따라서 타이레놀 복용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자폐증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자폐를 앓는 아동 비율이 2000년에는 150명 중 1명이었지만, 2022년에는 31명 중 1명까지 급증했다. 캘리포니아주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12명 중 1명이 자폐를 앓는다"며 "이는 자폐 급증에 어떤 인위적인 요인이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들(FDA)은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을 제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할 것"이라 말했다. 또한 "참을 수 없고 견딜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복용해야 할 것이지만 조금만 복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타이레놀 / 뉴스1
타이레놀 / 뉴스1

트럼프는 "쿠바에는 타이레놀이 없다"라며 "그들에게는 본질적으로 자폐가 없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트럼프는 다국적 제약회사와의 전쟁을 선포했는데 공격 대상으로 타이레놀 제조사인 켄뷰 (Kenvue)가 지목된 것이다.

이와 같은 발언의 영향으로 23일 타이레놀을 생산하는 켄뷰의 주가는 7% 넘게 폭락해 16.97달러에 마감했다.

켄뷰 주가는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가 타이레놀 복용을 자폐아 출산 위험과 연관 짓는 보고서를 내놓을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온 이후 이날까지 16% 급락했다.

타이레놀과 자폐증의 연관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불분명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타이레놀 / 뉴스1
타이레놀 / 뉴스1

2024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린 논문에는 스웨덴 아동 25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여부와 자폐증 간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명시돼 있다.

뉴욕대 생명윤리학자인 아트 캐플런은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증거 부족, 루머"라고 일축하며 "지금껏 권위 있는 사람이 한 조언 중 가장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또한 자폐증 연구를 진행하는 미국 매사추세츠보스턴대 심리학자 헬렌 태거-플러스버그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통제 수준이 높은 연구에서는 작은 위험조차 발견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령 있다 해도 미미한 연관성일 뿐,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실제로 자폐증을 유발하는 데 어떤 식으로든 기여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20년간 자폐증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한 현상에 대해 다른 분석을 제시했다. 이는 기저 질환의 실질적 증가보다는 진단 방식이 변화한 데 따른 현상이란 것이다. 즉 자폐증 진단 기준이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에게도 확대되고 전문가들이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 변화하면서 진단 범위가 넓어졌다고 봤다.

자폐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진단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타이레놀 품절 / 뉴스1
타이레놀 품절 / 뉴스1

이와 같은 의학적 반박에 대해 트럼프는 "최소한 먹지 않으면 아무 일도 없다"며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FDA는 "이 연관성은 지속되는 과학 논쟁 분야"라며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은 다수의 연구에서 기술됐지만,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으며 과학 문헌에는 반대 연구 결과도 있다"고 밝혔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