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안 자라서 다섯 살 때부터 '가발' 쓴 여성, 현재 직업
2025-09-23 11:10
add remove print link
가발이 된 내 인생의 전환점
모발 문제를 넘어선 자기 승복의 이야기
아주 어릴 때부터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았다는 여성이 사연을 전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29년 동안 가발을 써온 김한솔 씨가 출연했다. 그는 현재 가발 숍을 운영하며 누구보다 전문적으로 가발을 다루고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모발 문제와 그로 인한 심리적 부담을 솔직하게 밝혔다. 방송에서 공개된 사연은 단순한 외모 고민을 넘어 건강과 자존감, 그리고 가족에게 전해질 수 있는 유전적 문제에 대한 불안까지 담겨 있었다.

◆ 선천적 모발 문제로 시작된 평생의 고민
김 씨는 선천적으로 머리카락이 짧고 가늘며 양털처럼 잘 자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5세 때부터 가발을 착용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용상의 불편을 넘어 사회적 시선과 자기 인식의 문제로 이어졌다. 그는 “아이에게 같은 문제가 유전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하며, 자녀가 커서 엄마가 가발을 썼다는 사실 때문에 상처받지 않을까 두려움을 드러냈다. 풍성한 머리숱을 가진 가족들 속에서 자신만 예외라는 소외감도 덧붙였다.
◆ 어린 시절의 상처, 사회적 낙인의 그림자
그의 기억 속에는 초등학교 3학년 시절의 경험이 깊게 남아 있다. 벤치에 앉아 있던 자신에게 남자아이들이 장난삼아 가발을 잡아당겼고, 결국 벗겨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 씨는 창피함에 집까지 달려갔다고 회상했다. 당시 어머니는 “안경을 쓰듯 가발을 쓰는 것뿐”이라며 용기를 주었다. 부모의 지지는 아이가 자존감을 잃지 않고 사회적 낙인을 견디는 데 큰 힘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을 경우 성인이 된 뒤에도 대인 관계 불안이나 자기 회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위로와 공감, 경험에서 비롯된 조언
이날 방송에서 함께한 서장훈은 김 씨의 고백에 공감하며 자신의 학창 시절 경험을 나누었다. 그는 “주변에서 키 때문에 수군거림을 당했을 때 농구를 잘해야 한다는 결심을 했다”며, 차이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강점으로 승화한 과정을 이야기했다. 이어 “김 씨 역시 가발을 연구하고 숍을 운영하며 누구보다 전문적인 위치에 있다. 남들과 다른 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 건강 관점에서 본 탈모와 모발 문제
전문가들은 김 씨의 사례가 단순히 외모의 차이가 아니라 건강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을 짚는다. 선천적인 모발 이상은 유전적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일부는 모낭의 구조적 문제나 호르몬의 불균형과 관련이 있다. 특히 여성 탈모는 갑상선 질환, 빈혈, 호르몬 변화와 연관될 수 있어 정기적인 건강 검진이 필요하다. 또 장기간의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모발 성장 주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탈모를 가속화한다.
모발 건강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단이 기본이다. 단백질, 철분, 아연, 비오틴 같은 영양소는 머리카락 성장에 직접 관여한다. 꾸준한 두피 관리와 함께, 필요하다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약물 요법이나 모발 이식 등 의학적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모발 문제를 단순히 외모 결핍으로 치부하지 말고, 건강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 다름을 수용하는 힘과 심리적 회복
방송을 통해 전해진 김 씨의 사연은 외모와 신체 조건의 차이가 사회생활과 자존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동시에 차이를 숨기기보다 자신만의 강점으로 승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건강과 심리학적 관점에서, 자기 수용은 우울과 불안을 완화하고 사회적 회복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다른 조건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삶의 일부로 인정할 때 비로소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