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내던 돈 아낀다…부산 유료도로 두 곳, ‘이 시간’엔 무료 통행
2025-09-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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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전·오후 3시간 적용…모든 차량 대상
부산의 주요 유료도로 일부가 오는 11월부터 출퇴근 시간에 무료로 열린다.

부산시는 오는 11월 1일부터 을숙도대교와 산성터널의 출퇴근 시간 통행료를 면제한다고 23일 밝혔다.
통행료 면제는 평일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각각 3시간씩 적용된다.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은 제외되며, 별도 등록 절차 없이 해당 시간에 도로를 지나는 모든 차량이 자동으로 혜택을 받는다.
부산에는 수정산터널, 을숙도대교, 거가대교, 부산항대교, 산성터널, 천마터널, 광안대교 등 7개의 유료도로가 있다. 시는 이 가운데 대중교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을숙도대교와 산성터널을 우선 적용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번 조치로 연간 약 125억~130억 원의 재정 지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시민 체감 효과를 고려해 추진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번 면제는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유료도로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부산시는 지난 2022년부터 유료도로 연속통행 할인제를 시행했고, 올해 1월에는 민간 운영이 끝난 백양터널을 전면 무료화했다. 내년 6월부터는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 가락요금소의 출퇴근 시간 통행료 지원도 시작할 예정이다.
시는 을숙도대교와 산성터널의 사례를 토대로 효과를 분석한 뒤 2년 내 광안대교와 부산항대교 등 나머지 구간으로 무료화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거가대교를 제외한 모든 구간으로 확대될 경우 연간 약 300억 원의 재정 투입이 예상된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전면 면제도 시행된다. 오는 10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 동안 부산 시내 유료도로 7곳이 모두 무료 개방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통행료 면제가 시민의 교통비 부담을 덜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더 많은 시민이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두 시설 모두 지역 교통의 핵심 요지로 꼽힌다. 산성터널은 부산 북구 화명동 화명정수장 인근에서 금정구 장전동 장전초등학교 앞까지 이어지는 왕복 4차로 도로로, 총 연장은 4.9km에 달해 부산에서 가장 긴 일반도로 터널로 꼽힌다. 개통 이후 금정구와 북구를 잇는 출퇴근 시간을 40~50분에서 10~20분대로 단축시키며 지역 간 이동 효율을 크게 높였다. 부산대학교와 종합버스터미널을 오가는 버스 노선이 신설될 만큼 대중교통 연결 효과도 뚜렷해, 금정·북구 주민들의 핵심 생활도로 역할을 한다.

을숙도대교는 강서구 명지동과 사하구 신평동을 잇는 길이 1.9km의 교량으로 낙동강 하구를 가로지르는 외부순환도로의 중요한 구간이다. 2009년 개통 당시 낙동강하구둑의 극심한 교통 체증을 분산시키기 위해 건설됐으며 명지국제신도시와 서부산 산업단지의 교통 수요를 흡수하면서 강서·사하 지역을 오가는 핵심 통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직선 대신 곡선 형태로 설계돼 철새 도래지를 피해 건설된 다리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