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옹벽 붕괴사고' 청문회 출석한 LH 직원 숨진 채 발견
2025-09-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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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지기 전 동료들에게 문자메시지 발송

'오산 가장교차로 옹벽 붕괴사고'와 관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이달 초 스스로 극단 선택으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경남 진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1시쯤 진주시의 한 야산에서 LH 직원 A(50대)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같은 날 0시 10분께 LH 동료 직원들에게 "오산 옹벽공사 때문에 외롭고 힘들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메시지를 받은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50분가량의 수색 끝에 사망한 A씨를 발견했다. 진주경찰서는 동료들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 및 현장 정황 증거를 토대로 A씨가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사건을 종결했다.
A씨는 2006~2012년 문제의 옹벽이 포함된 서부우회도로 양산∼가장 구간(4.9㎞)이 시공될 당시 현장 공사 감독을 맡았던 간부급 직원으로 알려졌다. 해당 도로는 LH가 발주하고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A씨는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 중앙시설물 사고조사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붕괴사고와 관련한 진술을 했고 자료 제출 요구 등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문회에는 A씨를 포함한 LH 직원 6명이 출석했으며, 현대건설과 오산시 관계자도 다수 포함됐다.
다만 A씨는 당시 수사 대상에 오르지 않아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은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수사전담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A씨는 경찰의 수사 대상이 아니었고, 참고인 신분도 아니어서 소환 계획이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옹벽 붕괴 원인으로 도로 유지·보수뿐 아니라 시공 과정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옹벽 붕괴사고는 지난 7월 16일 오후 7시 04분쯤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의 고가도로 옹벽이 폭우로 무너져내려 발생했다. 당시 옆을 지나가던 차량 2대가 매몰됐으며, 그 중 완전히 매몰된 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가 사망했다. 옹벽이 무너지는 데까지는 불과 수 초밖에 걸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전날인 오전 7시 19분 인근 주민이 빗물 침투로 인한 붕괴가 우려된다고 민원을 넣었으며, 옹벽 위 도로에 지름 40㎝의 싱크홀이 발생해 상부 도로를 통제했다. 하지만 정작 피해가 발생한 하부 도로는 통제되지 않아 참사가 발생했다. 당시 오산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