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사둘 걸...한 달만에 가격 30% 넘게 치솟은 '국민 식재료' 정체

2025-09-2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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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장마와 폭염이 부른 밥상물가 대란

한 달 사이 30%가 넘게 폭등한 '국민 식재료'가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를 직격하고 있다. 폭염과 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밥상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떠오른 이 채소의 정체는 바로 시금치다.

수확 중인 시금치 / 뉴스1
수확 중인 시금치 / 뉴스1

지난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시금치 가격은 전월 대비 30.7% 폭등했다. 이는 올 여름 이상고온과 잦은 강우가 시금치 생육 환경을 악화시켜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올해 시금치 작황 부진의 주원인은 예년보다 빠르게 시작한 장마와 잦은 비, 그리고 부족한 햇빛 때문이다. 여기에 불볕더위까지 더해지면서 시금치 생육 환경이 악화됐고,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특히 남해·신안 등 주요 겨울 시금치 산지에서는 장마철 습해가 심해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었으며, 피해 농가가 속출했다.

일손 부족과 주산지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재배면적이 줄고 반입량이 평년 대비 적은 것도 가격상승에 한몫했다. 명절 등 시금치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와 겹치면서 한동안 가격이 더욱 높게 형성되기도 했다.

시금치 수확 중인 농가 / 뉴스1
시금치 수확 중인 농가 / 뉴스1

이런 가격 상승은 시금치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농축수산물 전반이 기상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배추는 35.5%, 조기는 45.2% 각각 뛰었고, 돼지고기(4.8%)와 쇠고기(5.9%)도 상당한 오름폭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서는 쌀이 21%, 돼지고기가 14.6% 각각 올랐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농산물과 축산물 등의 경우 여름철 수요 증가와 폭염 등으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시금치 / 뉴스1
대형마트에 진열된 시금치 / 뉴스1

전체적으로는 농림수산품이 전월보다 3.4% 뛰면서 밥상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농산물은 4.3%, 축산물은 2.8% 각각 올랐고, 축산물의 경우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와 견줘서도 축산물은 11.2%, 수산물은 3.2% 각각 치솟았다.

반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12를 기록해 전월보다 0.1% 떨어졌다. 이는 지난 6월(0.1%), 7월(0.4%)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생산자물가 하락에는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요금 인하라는 특별한 요인이 작용했다. 이 팀장은 "이동통신 요금 인하가 없었다면 생산자물가 총지수는 전월 대비 약 0.2%, 전년 동월 대비로는 0.9% 정도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수입품까지 포함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2% 상승했다. 이 팀장은 "생산자물가가 하락했지만 통관 시점 기준 수입 물가가 원·달러 환율 상승, 국제 유가 하락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시금치 / 뉴스1
시금치 / 뉴스1

시금치는 심혈관 건강, 뼈 건강,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녹황색 채소다. 혈압 안정에 도움을 주는 질산염과 칼륨이 풍부하고, 뼈 건강에 필수적인 비타민K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베타카로틴과 루테인은 시력 보호에, 비타민C와 항산화 성분은 면역력 강화에 각각 효과적이다.

철분과 비타민이 많아 빈혈 예방에도 좋고, 비타민A와 항산화제는 탈모 방지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이섬유와 수분이 풍부해 다이어트와 변비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다만 옥살산 함량이 높아 하루 60~120g 정도가 적정 섭취량으로 권장된다.

생산자물가는 기업 간 거래 가격을 반영하는 지표로,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이 앞으로 소비자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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