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마라토너 남기룡의 삶을 담은 책 ‘사’ 발간 기념 북 토크 콘서트 성황

2025-09-2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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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기념 북 토크 콘서트 성황리 개최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일제강점기, 조국의 이름조차 부르기 어려웠던 시절 온몸으로 조선인임을 드러낸 마라토너 남기룡의 삶을 조명한 책 ‘사’가 발간됐다.

아리랑 마지막 무대 협연(소 프라노 남하린, AI 자동피아노, 프로젝트 앙상블 련, 북, 대금, 가야금, 플루트, 첼로, 무용 박경랑)
아리랑 마지막 무대 협연(소 프라노 남하린, AI 자동피아노, 프로젝트 앙상블 련, 북, 대금, 가야금, 플루트, 첼로, 무용 박경랑)

이를 기념해 9월 20일 오후 1시,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장에서 북 토크 콘서트가 열려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잊혀진 영웅, 책으로 되살아나다

이번 책은 일본 고등학교 재학 중에도 조선인임을 드러내기 위해 양정고보(현 양정고등학교)의 운동복을 입고 마라톤에 출전했던 남기룡의 삶을 담았다. 단순한 체육인의 기록을 넘어, 일제강점기 시대를 살았던 민족의 혼과 정신을 되새기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와의 만남' 코너 (남상일 진행, 남기룡의 장남 남청웅, 남기룡의 손녀 남하린)
'저자와의 만남' 코너 (남상일 진행, 남기룡의 장남 남청웅, 남기룡의 손녀 남하린)

공동 저자인 장남 남청웅 교수와 손녀 남하린 아나운서는 “이 책은 한 마라토너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라며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공연과 이야기, 역사와 예술의 만남

행사는 국악인 겸 방송인 남상일과 아나운서 남하린의 사회로 진행됐다.

첫 무대는 故 남기룡의 혼을 기리는 ‘초혼’으로 시작해, 손녀 남하린 아나운서가 북을 울리며 공연의 막을 올렸다. 이어 GIST 안창욱 교수팀의 AI 기술을 활용한 음성 복원으로 고인의 인사말이 재현돼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초혼(할아버지 혼을 모시는 예식), 북춤_손녀 남하린
초혼(할아버지 혼을 모시는 예식), 북춤_손녀 남하린

또한 ▲AI 자율연주 피아노의 선율 ▲남상일·김산옥의 판소리 ▲박경랑 명무의 문둥북춤 ▲양승희 인간문화재의 가야금 병창 ▲AI와 국악 협연 등 다채로운 무대가 이어졌다. 마지막 무대는 손녀 남하린이 작곡한 ‘올림픽을 향해’와 110명의 AI 합창단이 함께한 ‘아리랑’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각계의 축하와 참여

이날 행사에는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양부남·정진욱 국회의원, 이창준 대학육상연맹 회장 등 각계 인사가 함께했다.

강기정 광주시장
강기정 광주시장

강기정 광주시장은 “남기룡 선생은 조국의 혼을 품고 달린 민족의 마라토너였다”며 “광복 80주년을 맞아 지역의 자랑스러운 인물을 기억할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관객의 뜨거운 호응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은 “체육인을 넘어 조국의 아픔을 딛고 달렸던 한 인간의 신념과 의지를 다시 보게 됐다”며 공연에 큰 박수를 보냈다.

이번 북 토크 콘서트는 남기룡 선생의 삶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이름 없이 역사의 뒤편에서 독립운동을 이어갔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발간된 책 ‘사’는 현재 국학자료원을 통해 예약 판매 중이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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