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봉인데…미친 기세로 40만 돌파하며 예매율 1위 싹쓸이한 '한국 영화'

2025-09-2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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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첫날 누적 예매량 40만 돌파한 대작 한국 영화

24일 전국 극장가에서 관객들과 만나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한국 영화계에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당일인 24일 오전 8시 기준 누적 예매량 40만 7555장, 예매율 54%를 기록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예고편 캡처 / CJ ENM
영화 '어쩔수가없다' 예고편 캡처 / CJ ENM

이는 올해 한국 영화 중 가장 높은 사전 예매 기록으로, 개봉 17일 전부터 줄곧 예매율 선두를 유지해온 결과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 모두에서 1위를 석권하며 흥행 잠재력을 입증했다.

예매율 2위를 기록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체인소맨: 레제편'의 예매량이 13만 장대에 머물러 있어 '어쩔수가없다'의 독주가 더욱 두드러진다.

'어쩔수가없다'는 안정적인 삶을 누리던 제지회사 직장인 만수(이병헌)가 갑작스런 해고 통보를 받은 뒤,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구직 경쟁에 뛰어드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미국 소설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액스'를 각색한 이 영화는 박찬욱 감독이 약 20년간 품어온 야심작이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CJ ENM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CJ ENM

박 감독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제목 선정 과정을 공개했다. "원작 제목이 '도끼'이기 때문에 그게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끼'가 '해고'라는 의미인 건 영어에서 통하는 거였다"며 "'모가지'라고 하고 싶었는데 주변에서 기겁을 하더라"고 털어놓았다.

띄어쓰기 없는 제목에 대해서는 "관객들이 감탄사처럼 한 단어로 받아들였으면 했다"며 "제가 잘 그런다. 생각해서 튀어나오는 말이 아니고 툭 튀어나오는 말, 아무데서나 남발하는 감탄사 같은 뉘앙스를 풍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촬영 현장에서 포착된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 / CJ ENM
영화 '어쩔수가없다' 촬영 현장에서 포착된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 / CJ ENM

영화는 국제 영화제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를 획득하며 외신들의 찬사를 받았다. 비록 베니스에서는 수상하지 못했지만,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신설된 국제관객상을 수상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선정돼 국내외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특히 베니스 영화제 필름마켓에서 전 세계 200개국에 선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CJ ENM 배급 한국영화 역대 최고 기록이자 박찬욱 감독 필모그래피상 최고 실적이다. 내년 3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부문 한국 대표작으로도 선정되면서 오스카 레이스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출연한 이성민  / CJ ENM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출연한 이성민 / CJ ENM

이병헌, 손예진, 이성민, 박희순, 염혜란, 차승원 등 화려한 캐스팅도 관심을 끈다. 박 감독은 손예진 캐스팅에 대해 "앞서 '비밀은 없다' 등 영화에서 손예진의 훌륭한 연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섬세한 표현을 하는 역에 딱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손예진은 박 감독과 첫 만남에서 "영화 보고 나온 친구들에게 '너 그 영화 왜 했어?'라는 얘기만 안 듣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박 감독은 "그 말이 정말 무섭더라"며 "그날부터 약속을 지키느라고 각본도 많이 고쳤다. 분량도 조금씩 늘어났고 대사 한 줄이라도 더 재밌게 고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어쩔수가없다' 출연 배우 염혜란 / CJ ENM
'어쩔수가없다' 출연 배우 염혜란 / CJ ENM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미리 본 관객들과 개봉 첫날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훌륭한 연기에 넋을 잃고 보다 보니 벌써 영화가 끝나 있었다. 꼭 극장에서 보시기를 추천한다", "연기가 진짜 경이롭다", "진짜 웃기면서도 불편하고, 황당하면서도 어딘가 찔리는 영화", "연출, 연기, 영상미, 음악, 미쟝센까지 모든 것들이 완벽했던 영화", "진짜 최고다", "인생 영화 등극. 꼭 보세요", "어쩔수없이 만점을 줘야 하는 영화", "폭발적인 사운드와 영상미에 완벽한 연기까지, 극장에서 반드시 봐야만 하는 영화", "박찬욱이 상상하게 하는 장소와 음악, 소품과 의상, 이야기와 재치의 향연", "역시 박찬욱!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영화" 등의 호평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고 있다.

외신들은 이 작품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비교하기도 했다. 영국 BBC는 "올해의 '기생충'"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크게 보면 계급 문제를 다루고 있고, 블랙코미디 요소를 다루고 있다. 그런 면에서 외국에서 볼 땐 비슷하다고 보는 것도 이해가 된다"면서도 "'기생충'이 계급 간 전쟁이라면, '어쩔수가없다'는 하나의 동일한 중산층 계급 안에서의 전쟁"이라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 올가을 극장가의 새로운 흥행 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유튜브, CJ ENM Movie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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