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결혼식, 국가 행사로 연기…1억6000만원 예식비 호텔 부담
2025-09-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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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참석 정상 숙박 때문인 듯

서울 신라호텔이 국가 행사로 인해 예정된 결혼식 일정을 변경해야 하는 고객들에게 예식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예약을 취소당한 고객 입장에서는 일정은 미뤄졌지만 억대에 달하는 결혼식을 무료로 치르게 된 셈이다. 호텔 측은 최근 11월 초 결혼식을 잡은 고객들에게 국가 행사가 잡혔다며 일정 조정 사실을 통보해 논란이 됐다.
24일 뉴시스에 따르면 호텔 측은 해당 고객들에게 원하는 날짜로 결혼식을 옮기고, 식대·시설 이용료 등 예식비 전액도 지원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실제로 해당 날짜에 결혼식을 예약한 한 예비부부는 내년 3월로 결혼식을 연기하며 약 1억6000만원 상당의 비용을 호텔이 전액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업계에서는 억대의 예식비 전액을 탕감해 주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호텔 측은 고객 보상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태도다.
호텔 관계자는 매체에 "국가 행사로 인해 부득이하게 예식 일정이 조정된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개별 고객과 협의하고 있어 지원 등과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은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쟁점이 된 국가 행사와 관련해서도 호텔 측은 “계약상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관련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APEC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한중간 정상회담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양국 정상과의 회담은 서울에서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숙소를 미리 비워놔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이게 독재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 아들은 화려하게 결혼시켜 하객이 인산인해를 이뤘는데, 힘없는 국민은 정부가 한마디 하면 잡아뒀던 예식장도 정부에 헌납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