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김건희 여사, 첫 형사재판 출석...재판장이 '직업' 묻자 한 말
2025-09-2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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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첫 형사재판 출석...주가조작, 통일교 뇌물 등 혐의
전직 영부인으로는 처음으로 형사재판에 선 김건희 여사가 24일 법정에서 재판장의 직업 질문에 "네, 무직입니다"라고 답변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이날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의 첫 공판을 개최했다.
김 여사는 이날 직접 법정에 나와 피고인석에 앉았다. 전직 대통령 부인이 형사재판 피고인으로 출석한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동시에 각각 형사재판을 받게 되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가 형사재판을 받는 최초의 사례가 됐다.
재판부는 언론사들의 법정 촬영 요청을 수용해 공판 시작 전 김 여사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여사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이후 약 한 달여 만이다.
김 여사는 오후 2시 12분 호송차량을 타고 법원에 도착했다. 검정색 뿔테 안경과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남색 정장을 입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법정 직원의 안내를 받아 피고인석에 자리를 잡을 때까지 두 손을 몸 앞쪽에 모으고 있다가 머리카락을 귀 뒤로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 절차가 시작되자 재판장이 진술 거부권 등에 대해 설명했고, 김 여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이해했음을 표시했다.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시냐"는 질문에는 "아닙니다"라고 명확히 대답했다.
이어 재판장이 "직업이 없는 것 맞느냐"고 확인하자 김 여사는 "네, 무직입니다"라고 답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특검팀으로부터 아직 증거자료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했다며 공판준비기일 지정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거부하고 즉시 본격적인 공판 절차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재판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김 여사가 받는 혐의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함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공동정범으로 참여해 8억1000만원 상당의 부당한 이익을 얻은 혐의다.
둘째,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정치 브로커'로 불리는 명태균 씨로부터 총 2억 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료로 제공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다.
셋째,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공모해 2022년 4월부터 7월까지 통일교 관계자들로부터 교단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고가 목걸이 등 총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전체 범죄수익을 10억 3000만 원으로 산정했다. 또한 선고 이전에 재산 처분을 방지하기 위해 기소와 동시에 추징보전 신청도 함께 제출했다.
김 여사는 1999년 5월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미결수의 사복 착용이 허용된 규정에 따라 개인 의복을 착용하고 출석했다. 남색 양복에 흰색 셔츠를 착용했으며, 이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나 특검 조사 출석 시와 유사한 복장이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법정에서 혐의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