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퍼지는 건 시간 문제…한국 하천서 수십마리 잡힌 '처녀생식' 외래종 정체
2025-09-2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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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신종으로 공식 인정받은 외래종
경상남도의 한 하천에서 혼자서도 번식이 가능한 외래종 '마블가재'가 대량으로 발견돼 생태계 교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튜버 '헌터퐝'은 지난 24일 경상남도 하천에서 마블가재를 포획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약 1시간 동안 야간 포획 작업을 통해 수십 마리의 마블가재가 잡히는 모습이 담겼다.
마블가재의 가장 위험한 특징은 '처녀생식'이다. 암수 구분 없이 혼자서도 알을 낳고 번식할 수 있어 한 마리만 있어도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포획 영상에서 헌터퐝은 "이 녀석들이 번식력이 미국가재만큼 강하다"며 "심지어 얘는 더 위험한게 처녀생식을 하기 때문에 혼자 알아서 커 가지고 번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블가재는 생김새가 미국가재와 매우 유사하지만 몸통에 대리석 같은 화려한 무늬가 있어 '마블가재'라는 이름이 붙었다. 일반적으로 갈색을 띠지만 희귀한 파란색 개체도 존재한다.
이번 포획에서도 파란색 개체가 발견되었는데, 헌터퐝은 "파란색은 처음 본다"라며 놀라워했다. 파란색 개체는 유전적 변이나 환경 요인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블가재는 1995년 독일의 한 수족관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야생으로 유출된 일부 개체가 번식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 적응력과 번식력이 매우 강해 폭발적으로 개체 수가 증가했고, 2017년 신종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다른 가재 종과의 교잡이 불가능해 독립적인 종으로 분류된다.
이번 포획이 이루어진 하천은 다른 지역보다 수온이 높은 편이었다. 마블가재는 사계절 따뜻한 물이 흐르는 곳에서 주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부산 시민공원 전포천, 수도권 하천 등 전국 곳곳에서 발견 사례가 늘고 있다.

유튜버 헌터퐝은 "처녀생식을 하기 때문에 얼만큼 퍼져나갈지 모른다. 생태계 교란종이 되는 건 시간 문제"라며 "만약에 이 녀석이 찬물에서도 버티고 미국가재처럼 겨울을 나면 조만간 생태교란종이 되지 않을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외래종인 마블가재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토착 가재종의 서식지를 침범하고, 먹이 경쟁을 유발해 국내 생태계 균형을 파괴할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2015년 마블가재를 '유입주의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무단 반입이나 방생 시 최대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마블가재의 강력한 번식력과 환경 적응력을 고려할 때 전국적 확산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어, 조속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