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버스 기사 부족에…국토부가 결국 내린 '결정'
2025-09-2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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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택시 면허 신청 시 건강진단서 제출 폐지
1년 경력에서 80시간 교육 이수로… 버스 기사 자격 취득 요건 완화
버스와 택시 기사 자격 요건이 완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25일 입법예고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하위법령 개정안에는 영업용 차량 운행을 보다 수월하게 만드는 규제 완화 내용이 포함됐다.
◆ 개인택시 면허 신청 시 건강진단서 제출 폐지

지금까지 개인택시 면허를 새로 받거나 사업 양도·양수 인가를 신청하려면 반드시 건강진단서를 첨부해야 했다. 하지만 운전면허 제도상 이미 운전자의 건강 상태는 정기검사와 수시검사를 통해 상시 관리되고 있다. 65세 이상은 5년에 한 번, 75세 이상은 3년에 한 번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고, 치매·조현병·신체장애가 의심되면 별도의 수시검사도 진행된다.
이처럼 제도적으로 건강이 검증되고 있음에도 택시 면허 신청 시 다시 건강진단서를 요구하는 것은 중복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해당 규정 개선을 권고했고, 이번 개정으로 실제 제도에서 반영되게 됐다.
◆ 버스 기사 자격 취득 요건 완화

버스 운전 자격은 대형면허 취득 후 최소 1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신규 운전자 입장에서는 대형면허를 따고 바로 경력을 쌓기가 쉽지 않았다. 실제로 젊은 인력들이 버스 기사로 진입하려 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이 이 경력 요건이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80시간의 버스운전자 양성과정을 이수하면 경력 1년을 대체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여기에 더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정·고시한 버스운송사업자가 직접 시행하는 80시간 실습 교육을 이수해도 동일하게 인정받을 수 있다. 즉, 국가기관뿐 아니라 지역 버스업체가 마련한 교육 과정도 제도적으로 효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현장 중심 교육을 통해 운전 경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와 제도 간의 간극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자격시험 응시 연령이다. 현재는 버스·택시 운전자격시험 응시 가능 연령이 만 20세 이상이다. 하지만 도로교통법상 운전면허 응시 연령은 만 18세부터 가능하다. 이번 개정으로 두 기준을 일치시켜, 만 18세 이상이면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고등학교 졸업 직후부터 버스·택시 기사로 진출할 길이 열리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청년층의 진입 문턱이 낮아져 기사 부족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기사 수급난 해소 기대하는 국토부

최근 몇 년간 버스·택시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인력 부족이었다. 코로나19 시기 많은 기사들이 업계를 떠났고, 이후에도 신규 인력이 쉽게 들어오지 못했다. 서울시는 부족한 버스 기사를 채용하기 위해 외국인 채용을 검토한 적이 있으며, 북한이탈주민의 취업을 지원해 주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이러한 진입 장벽을 대폭 완화함으로써 젊고 새로운 인력이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개정안에는 ▲사업용 자동차의 밤샘 주차를 등록 차고지뿐 아니라 노외·부설주차장에서도 허용 ▲시·도지사가 공익 필요 시 터미널 사용을 명령할 수 있는 기준 마련 ▲플랫폼 운송가맹사업 변경 시 인가 대신 신고로 절차 간소화 등이 포함됐다.
엄정희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이번 여객운수사업법 하위법령 개정은 규제 합리화를 통해 운수업계 부담을 덜어주고 국민들이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효성 있는 교통서비스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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