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대미투자금 3500억 달러, 그것은 선불”

2025-09-26 07:43

add remove print link

“美 상무, 한국에 3500억 달러 투자액 증액 요구” WSJ 보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을 다시 거론하며 선불 지불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진행하며 발언하는 모습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진행하며 발언하는 모습 /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한국이 무역 합의에 따라 미국에 투자할 금액이 3500억 달러(약 490조 원)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틱톡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들과 문답에서 “우리가 과거에는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매우 잘하고 있다”며 “9500억 달러를 받는 사례도 있다. 이전에는 아무것도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받고 있다. 일본에서 5500억 달러, 한국에서 3500억 달러를 받고 있다. 그것은 선불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9500억 달러는 유럽연합(EU) 사례로 보인다. 이어 “이제 미국은 무역과 관세를 통해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이렇게 잘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발언은 지난 7월 30일 타결된 한미 무역 협상 이후 한국의 대미 투자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이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당시 합의에 따라 미국은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 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조건을 두고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 측에 대미 투자 규모를 기존 3500억 달러에서 소폭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약속한 5500억 달러에 더 근접한 수준으로 조정하라는 뜻을 전달했으며 상당액은 대출이 아닌 현금으로 지급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러트닉 장관의 이런 요구가 이미 합의된 내용을 뒤집는 것이라는 한국 정부 측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고 보증 방식 위주로 구조를 짜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일본식 모델을 요구하며 투자처 결정권과 이익 대부분을 가져가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대규모 현금 투자가 외환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