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선 불 안 나나' 중얼거린 국힘 여성 의원, 자수후 사퇴하라"
2025-09-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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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망언 주범은 이실직고, 석고대죄하라”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에선 불 안 나나"를 망언으로 규정하며 발언자 색출을 벼르고 있다. 앞서 국회 본회의에서 산불피해지원법을 표결하는 도중,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여성 의원이 이같이 발언해 논란이 됐다.
국회 과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소속 최민희 의원은 26일 소셜미디어(SNS)에 "어제 영남 지역 산불피해법이 통과 된 뒤 '호남에선 불 안 나나'라는 느닷없이 그녀 목소리가 들려왔다"고 지적했다.
"이는 인면수심 목소리"라며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소리가 아니라고 규정한 최 의원은 "(목소리를 낸) 국민의힘 의원은 자수하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발언의 진원지를 국민의힘 의석이라고 단정한 것이다.
전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는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처리가 이견을 보이자,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등 민생 법안 표결을 먼저 진행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법안을 가결하기 위해 "투표를 다 하셨습니까"라고 묻자 다수의 의원들이 “네”라고 답했고, 곧이어 한 여성 의원이 ‘호남에서 불 안나나“라고 말했다. 이 발언 뒤에는 또 다른 여성 의원이 맞장구를 치는 듯이 웃는 음성도 들렸다.
이 발언을 누가, 어떤 맥락에서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이날 조국혁신당 일부 의원들이 ‘산불 피해 복구라는 명목하에 산림 난개발을 조장하는 독소 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기권표를 던졌는데, 이를 비꼬는 발언으로 추정된다.
혁신당의 정치 기반인 호남 지역에서도 산불이 날 수 있는데 왜 법안에 찬성하지 않느냐는 취지로 보인다. 국회 본회의장 내부 스크린에는 개별 의원별 찬성, 반대, 기권 여부가 투표 직후 즉시 표기된다.
개별 의원의 표결 행위가 비판의 대상이 될 순 있지만, 특정 지역을 콕 집어 벌어지지도 않은 국가적 재난 상황을 가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전날 민주당 김현 의원은 SNS에 "망언의 주범은 이실직고, 석고대죄하라", 정진욱 의원도 "누가 이런 망언을 했을까, 반드시 찾겠다“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