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공개…최근 고대 유물 우르르 발견된 엄청난 크기의 국내 '희귀 동굴'

2025-10-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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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세계자연유산이자 천연기념물인 제주 용천동굴이 '국가유산 방문의 해'를 맞아 언론에 특별공개 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05년 5월 발견 이후 동굴 내부가 언론에 정식 공개된 것은 20년 만이다.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용천동굴이 국가유산 방문의 해를 맞아 언론에 특별공개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용천동굴이 국가유산 방문의 해를 맞아 언론에 특별공개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5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제주시 구좌읍 월대리 1837-2번지에 자리한 용천동굴은 총 길이 약 3.6km의 거대한 용암 동굴이다. 해당 동굴은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며 만들어졌다.

동굴 내부에는 길이 약 800m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가 있다. 이 호수는 바닷물과 민물이 섞인 기수호로서 용암동굴 내 호수로는 세계적인 규모라고 알려졌다.

용천동굴은 2005년 5월 전신주 교체 작업 중 우연하게 발견됐다. 이후 2006년 2월에 천연기념물 제466호로 지정됐고, 2007년 7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용천동굴이 국가유산 방문의 해를 맞아 언론에 특별공개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용천동굴이 국가유산 방문의 해를 맞아 언론에 특별공개되고 있다. / 뉴스1

동굴 안에서는 고고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유물이 다수 발견됐다. 8세기 통일신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 동물 뼈, 철기 등이 확인됐으며, 이는 과거 제주 사람들이 동굴의 존재를 인지하고 제사 등 특정한 목적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공개에서도 곳곳에 고대인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도기류와 숲덩이, 낙서 흔적 등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용천동굴이 국가유산 방문의 해를 맞아 언론에 특별공개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용천동굴이 국가유산 방문의 해를 맞아 언론에 특별공개되고 있다. / 뉴스1

국가유산청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용천동굴을 '영구 일반 비공개' 원칙 아래 관리하고 있다.

◎ 동굴의 다양한 세계

지구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의 건축물이 숨어 있다. 바로 동굴이다. 동굴은 생성 과정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용암 동굴이다. 화산 활동 시 분출된 용암이 지표를 흘러내리면서 바깥 부분이 먼저 굳고, 내부의 뜨거운 용암이 빠져나가며 비어 있는 공간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긴 통로형 공간이 바로 용암 동굴이다.

또 다른 중요한 유형은 석회 동굴이다. 석회암 지대에서 빗물과 지하수가 오랜 세월에 걸쳐 암석을 녹이며 형성된다. 물속의 탄산이 석회암을 용해시키고, 동굴 내부에서는 석순과 종유석 같은 독특한 광물 구조물이 자라난다.

이 외에도 빙하 속에서 녹은 물이 흐르며 만들어지는 빙하 동굴, 해안의 파도 침식으로 형성되는 해식 동굴, 사막 지역에서 풍화와 침식 작용으로 탄생하는 풍식 동굴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각각의 동굴은 지질학적 환경과 기후 조건에 따라 다른 모습을 띠며, 그 속에는 독특한 생태계가 자리 잡기도 한다.

동굴은 단순한 지질 구조물이 아니라 지구가 걸어온 세월을 기록한 자연의 아카이브라 할 수 있다. 수만 년 동안 한 방울의 물, 한 번의 화산 폭발, 수없이 밀려든 파도가 쌓아 올린 흔적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동굴의 모습이다. 따라서 동굴을 이해한다는 것은 지구의 역사를 읽는 일과 같다.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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