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대상 아닌 주체로”…청소년이 설계하는 공간
2025-09-2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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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 청소년 정책 연구모임, 광주 ‘청소년삶디자인센터’ 벤치마킹
청소년 주도 기획·운영 모델, 정책 반영 위한 제도 개선 논의도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삶디)는 청소년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프로젝트 기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체험 위주의 청소년 시설과는 달리, 이곳은 청소년 스스로가 활동의 기획자이자 운영자다. 목공방, 살림공방, 열린 책방, 미니극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청소년은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결과를 시민과 공유하며 도시와 소통한다. 특히 ‘N개의 방과후 프로젝트’는 청소년이 주제부터 실행·성과 발표까지 주도하는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세종시의회는 이러한 참여 중심 모델에서 정책적 해법을 찾고자 광주를 찾았다. 세종시의회 ‘청소년 선진정책 도입을 위한 연구모임’(대표의원 이순열)은 25일 광주광역시 북구 삶디를 방문해 청소년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현장에는 목공방, 미니극장 등 창의 공간을 둘러보며 프로그램 구성 방식과 청소년 참여 구조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연구모임 소속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특히 프로젝트 결과공유회 등 청소년 자율성이 극대화된 운영 모델에 공감을 표했다. 현장 간담회에 참여한 박형주 삶디 센터장은 “청소년이 정책의 수혜자가 아닌 설계자가 될 수 있도록, 공간과 프로그램 구성 단계에서부터 청소년의 의견을 반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교학점제와 같은 제도 변화에도 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청소년 공간 설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시의회는 이번 벤치마킹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지역 청소년 시설과 정책 수립에 청소년 주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단순 체험에서 벗어나, 청소년이 직접 정책 참여자·기획자가 되는 구조로의 전환을 정책 목표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순열 대표의원은 “광주 삶디에서 확인한 청소년의 자율적 기획과 실행은 세종시가 지향해야 할 정책의 미래상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데 의회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청소년 정책은 보호와 관리가 아니라, 참여와 주도라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광주의 사례가 보여주듯, 청소년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공간은 곧 지역의 미래를 바꾸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세종시 역시 이제는 ‘청소년과 함께 설계하는 정책’으로 그 방향타를 돌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