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인 줄 알았는데 이럴 수가... 첫 경기부터 '날벼락' 맞은 대한민국

2025-09-2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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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기부터 시련에 부딪힌 태극전사들의 꿈

볼 경합하는 김현오. / 대한축구협회 제공
볼 경합하는 김현오. / 대한축구협회 제공

태극전사들의 꿈이 첫 경기부터 시련에 부딪혔다. 2019년 결승전의 아픈 기억을 지우고 새 역사를 쓰려던 한국 U-20 대표팀이 그때의 상대 우크라이나에 다시 무릎을 꿇었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각) 칠레 발파라이소의 에스타디오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에서 열린 2025 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2로 패했다. 2019년 대회 결승에서 1-3으로 패했던 악연을 끊어내려던 한국의 도전은 또다시 좌절됐다.

한국은 김현오(대전)와 김태원(포르티모넨세)을 최전방 투톱으로 내세운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6년 전 결승전의 트라우마를 씻어내기 위한 설욕전이었지만, 경기 초반부터 우크라이나의 매서운 공세에 밀려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전반 11분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첫 슈팅을 허용했고, 불과 2분 뒤인 13분 첫 실점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미드필더 야로슬라프 카라만의 정교한 패스를 받은 헨나디 신추크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한국 골대 왼쪽 구석을 정확히 겨냥했다.

공중볼을 다투는 김태원. ./ 대한축구협회 제공
공중볼을 다투는 김태원. ./ 대한축구협회 제공

기세를 탄 우크라이나는 3분 만에 추가골로 스코어를 벌렸다. 전반 16분 다니엘 베르나투스의 왼쪽 크로스가 골 지역으로 날아오자, 204cm의 장신 스트라이커 올렉산드르 피슈추르가 골 지역 중앙에서 높이 솟아올라 헤딩으로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전반 초반 연속실점으로 충격을 받은 한국은 28분에 이르러서야 이건희(수원)의 중거리 슈팅으로 첫 슈팅을 기록했다. 천천히 경기 흐름을 잡아가려던 한국에게는 전반 37분 중요한 기회가 찾아왔다. 최병욱(제주)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우크라이나 수비수 베르나투스와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졌지만, 주심은 파울이 아니라고 판정했다.

이창원 감독은 즉시 이번 대회 새롭게 도입된 '축구 비디오 지원'(Football Video Support·FVS) 제도를 활용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FVS는 감독이 한 경기당 두 차례까지 명백한 오심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비디오 검토 후에도 주심은 원심을 유지하며 '노 페널티' 판정을 내렸다.

한국은 전반 44분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쳤다. 우측면을 돌파한 최병욱의 정확한 패스를 받은 김태원이 오프사이드 라인을 뚫고 골 지역 오른쪽으로 침투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를 넘긴 공이 골라인을 향해 날아가는 순간, 우크라이나 수비수 올렉시 구시예프의 절묘한 골라인 클리어링으로 득점이 무산됐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이건희의 오른쪽 크로스를 김태원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한국은 0-2로 전반전을 마감했다.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김명준. / 대한축구협회 제공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김명준. / 대한축구협회 제공

0-2로 뒤진 상황에서 후반전을 맞은 이창원 감독은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김현오, 백민규, 임준영(충북청주)을 빼고 김명준(헹크), 손승민(대구), 배현서(서울)를 동시에 투입하며 전술적 변화를 꾀했다.

한국의 변화는 즉시 효과를 보는 듯했다. 후반 7분 손승민의 프리킥을 골대 정면으로 올리자 함선우(화성)가 몸을 던져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벤치진의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상황이 뒤바뀌었다. 주심의 '온 필드 리뷰' 결과 함선우의 오른팔과 머리가 우크라이나 최종 수비수보다 미세하게 앞섰다는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고, 골은 취소됐다.

한국은 후반 32분에도 아쉬운 순간을 맞았다. 손승민이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왼발로 감아 찼지만 공은 우크라이나 골대 오른쪽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났다.

그러나 한국은 세트피스에서 마침내 득점 기회를 살렸다. 후반 34분 정마호(아산)의 왼쪽 코너킥이 올라오자, 후반전 교체 투입된 김명준이 골대 정면에서 정확한 헤딩으로 그물을 흔들며 1-2로 추격했다.

한 골 차까지 따라잡은 한국은 동점골을 위해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했다. 이창원호는 경기 종료까지 우크라이나 진영을 압박하며 기회를 노렸지만, 끝내 균형추를 맞추지 못하고 1-2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첫 승점 획득에 실패한 한국은 한국시각으로 다음달 1일 오전 8시 파라과이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반드시 승점을 따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019년 대회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여정이 더욱 험난해지게 됐다.

한편 같은 시간 열린 A조 1차전에서는 일본이 이집트를 2-0으로 꺾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기록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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