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인데…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1위 싹쓸이한 '한국 영화' 정체

2025-09-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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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의 치열한 심리전, 과연 승자는?
액션의 새로운 언어, 무기가 말하다

넷플릭스 신작 영화 '사마귀'가 공개 직후 한국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사마귀' 스틸컷. / 넷플릭스 제공
'사마귀' 스틸컷. / 넷플릭스 제공

지난 28일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이 작품은 26일 공개 직후 글로벌 영화 부문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타이, 나이지리아, 루마니아 등 8개국에서 정상을 꿰찼으며, 톱10에 랭크된 국가는 83개국이다.

공개와 동시에 정상을 밟은 배경에는 전작 '길복순'과의 연결 고리를 살린 독특한 세계관, 치밀한 액션 설계, 임시완·박규영·조우진 등이 빚어낸 강렬한 연기 호흡이 자리하고 있다. 사마귀'는 2023년 공개돼 전 세계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은 영화 ‘길복순’의 스핀오프 작품이다. 전작에서 잠시 언급된 "휴가 간 A급 킬러"가 이번 영화의 주인공으로 부활하며, 이야기 축은 더욱 확장된다.

'사마귀'는 모든 규칙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를 무대로 한다. 긴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킬러 한울(임시완), 그의 훈련 동기이자 라이벌 재이(박규영), 은퇴했던 레전드 독고(조우진)가 1인자 자리를 두고 맞붙는 서사다. '길복순'에서 핵심이 됐던 MK Ent. 조직과 차민규 사건의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되며, '사마귀'는 전작의 결과물이자 또 다른 시작점으로 기능한다.

인물 관계가 만드는 긴장과 몰입

'사마귀' 주연들. 박규영, 임시완, 조우진. / 넷플릭스 제공
'사마귀' 주연들. 박규영, 임시완, 조우진. / 넷플릭스 제공

'사마귀' 첫 번째 관전포인트는 캐릭터 간 관계의 역학이다. 한울과 재이는 친구이자 경쟁자로서 서로를 의식하며 성장해온 킬러다. 하지만 치열한 업계 경쟁이 겹치면서 두 사람의 감정은 복잡한 질투와 열등감, 존중으로 교차한다.

이들을 지켜보는 스승 독고는 이미 은퇴한 인물이지만, 혼탁해진 업계를 바로잡으려는 존재로 다시 돌아온다. 스승과 제자, 경쟁자와 동료라는 다층적 관계가 얽히면서 각 인물이 내리는 선택이 극을 끌고 간다. 감정과 심리가 폭발할 때, 액션 장면은 단순한 타격이 아니라 인물 간 대화의 연장선으로 이어진다.

배우들 변신과 케미스트리

임시완은 이번 영화에서 천부적 재능을 가진 A급 킬러 한울로 분한다. 그간 선보였던 지적이고 차분한 이미지와 달리, ‘사마귀’에서는 냉정하고 폭발적인 액션을 소화하며 새로운 면모를 드러낸다.

박규영은 라이벌 재이를 맡아 미묘한 심리전과 강도 높은 액션을 동시에 구현했다. 한울을 향한 경쟁심과 스스로를 증명하려는 열망을 동시에 품은 캐릭터를 섬세하게 풀어냈다.

조우진은 은퇴했던 독고 역을 통해 무게 중심을 잡는다. 톤파라는 무기를 활용해 리듬감 있는 액션을 선보이며, 혼란스러운 업계를 정리하려는 강단 있는 카리스마를 드러낸다. 세 배우의 조합은 개별 캐릭터의 존재감을 살리면서도 서로의 연기를 돋보이게 만든다.

시그니처 무기가 빚어내는 스타일리시 액션

'사마귀' 포스터. / 넷플릭스 제공
'사마귀' 포스터. / 넷플릭스 제공

'사마귀'의 또 다른 백미는 캐릭터별로 정교하게 설계된 시그니처 무기와 전투 스타일이다. 단순히 화려한 액션에 머무르지 않고, 무기를 통해 각 인물의 성격과 내면을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작품의 스타일리시한 색채가 더욱 두드러진다.

극 중 한울(임시완)은 양손 낫을 사용한다. 곤충 사마귀의 날렵한 움직임을 본뜬 독특한 포즈와 기민한 동작은 캐릭터의 날카로운 본성과 맞닿아 있으며, 등장할 때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한다. 반면 재이(박규영)는 긴 장검을 들고 거리를 활용하는 아웃파이터식 전투를 펼친다. 상대적으로 작은 체격에서 오는 불리함을 장검의 리치로 상쇄하며, 이 과정에서 치밀한 전략가의 면모를 드러낸다.

또한 독고(조우진)는 수직 손잡이가 달린 톤파를 무기로 삼아 공격과 방어를 유연하게 오가며, 마치 리듬을 타듯 흐르는 액션을 완성한다. 그의 톤파 액션은 단단한 카리스마와 동시에 예측 불가한 변칙성을 담아내 캐릭터의 다층적인 면을 보여준다.

'사마귀' 액션은 단순히 몸으로 부딪히는 싸움이 아니라, 무기를 매개로 한 인물 성격과 심리 표현 그 자체다. 무기는 곧 캐릭터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액션은 인물 내면을 말하는 또 다른 언어로 기능한다. 따라서 영화 속 격투 장면은 시각적 쾌감은 물론, 캐릭터 서사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중요한 장치로 작동한다.

영화 '길복순' 포스터. / 넷플릭스 제공
영화 '길복순' 포스터. / 넷플릭스 제공

'길복순'과 연결 고리

'사마귀'는 '길복순'에서 발생한 차민규의 죽음 이후, 업계 권력 구조가 붕괴된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이한울은 전작에서 언급만 됐던 휴가 간 A급 킬러이며, 이번 영화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또한 독고 역시 두 작품 모두에서 MK Ent.의 지도자 역할을 맡아 연결고리를 강화한다. 전작에서 설정된 규칙과 권력 다툼은 ‘사마귀’에서 더욱 치열해진 패권 전쟁으로 이어진다. 두 작품은 승자와 패배자, 권력 이동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공유하며, 세계관 확장의 정교함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1위 등극 그리고 '길복순' 재조명

'사마귀'가 공개와 동시에 1위에 오르자, 자연스럽게 '길복순'도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길복순'을 이미 본 시청자들은 '사마귀'를 통해 새로운 시선을 얻고, 아직 접하지 못한 이들은 전작을 찾아보며 세계관을 따라가고 있다.

배우와 제작진 역시 길복순 팬이라면 사마귀를 더 깊이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하며 두 작품 간 연결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그 결과, '사마귀' 인기가 '길복순'의 재상승으로 이어지는 시너지가 발생했다.

새로운 확장 가능성 길 연 '사마귀'

'사마귀'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다. 복잡한 세계관과 인물 관계, 개성 있는 무기와 스타일리시한 액션, 배우들의 강렬한 케미스트리가 결합한 작품이다. 넷플릭스 공개 직후 1위에 오른 결과는 이러한 요소들이 시청자들의 기대와 호기심을 자극했음을 방증한다.

전작 '길복순'이 업계 규칙과 심리전을 강조했다면, '사마귀'는 그 후폭풍 속에서 새롭게 떠오른 킬러들의 패권 다툼과 인간적 갈등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로써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세계관 확장의 가능성을 또 한 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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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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