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게 왜 터졌지…서해 아닌 여수 앞바다서 수백 마리 쓸어 담은 ‘고급 어종’ 정체
2025-09-2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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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바다의 갑오징어 대박 조황, 어떻게 된 일인가?
맛과 건강을 잡은 갑오징어의 반전 매력
“갑오징어가 100마리씩 잡힌다고요? 많게는 200마리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최근 낚시 유튜브 채널 ‘마초TV’가 전한 여수 앞바다의 풍경은 그야말로 ‘대박 조황’이었다. 통상 서해에서 본격적인 시즌이 열리는데, 올해는 여수가 먼저 터졌다.

영상 속 유튜버는 “긴급하게 여수에 난리가 났다”며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올해 서해에서 첫 출조를 할 줄 알았더니 여수에서 100갑, 많게는 150~200마리까지 잡는 분들이 있다고 한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기적으로 9월 말, 아직 성수기라 하기도 애매한 시점에서 이런 조황은 흔치 않은 일이다.
여수 그린나래호를 타고 출항한 그는 오징어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굵직한 갑오징어를 끌어올렸다. “갑오징어는 바닥을 질질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봉돌을 살짝 띄우면 입질이 툭 오는 느낌이 난다”는 설명과 함께 낚싯대는 쉴 틈 없이 휘어졌다. 바스켓 20개를 가득 채운 이날 조황은 말 그대로 풍년을 방불케 했다.

갑오징어는 ‘갑옷을 입은 오징어’라는 이름 그대로, 등 쪽에 단단한 뼈를 지니고 있다. 이 뼈는 생물학적으로는 부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지만, 미식가들에게는 또 다른 매력을 더한다. 특히 크기가 커야 제맛이 난다. 살이 두툼해야 씹는 맛이 살아나고, 데쳤을 때 입안에서 ‘툭툭’ 치는 탄력과 단맛이 배가된다. 작은 개체 여러 마리보다 굵직한 한 마리가 훨씬 선호되는 이유다.
현장을 지켜본 누리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쫀득하고 단맛 나는 갑오징어라니 군침이 돈다”, “세상에 여수에서 갑오징어가 이렇게 나온다고?”, “올해 바다가 미쳐버렸다”는 댓글들이 줄줄이 달렸다. 추석을 앞두고 “여수로 갑오징어 낚시를 가야겠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갑오징어는 단순히 낚시의 손맛에 그치지 않는다. 볶음, 숙회, 무침, 구이, 매운탕까지 활용도가 넓어 ‘만능 해산물’로 불린다. 특히 두툼한 살점에서 우러나는 달큰한 맛은 오징어, 쭈꾸미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나다. 100g당 단백질 15~18g에 비해 지방은 1g 미만으로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꼽힌다. 풍부한 타우린은 콜레스테롤 개선과 간 기능 강화에 도움을 주며, DHA와 EPA는 뇌 건강과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여기에 비타민 B12, 셀레늄, 철분 등 미네랄까지 골고루 함유돼 있어 면역력 증진과 빈혈 예방에도 탁월하다.
통상 서해에서 본격적인 갑오징어 시즌이 열리지만, 올해는 기후와 수온의 변화가 판도를 흔들었다. “바다가 그만큼 더워진 적이 없다”는 유튜버의 말처럼, 이례적으로 높은 수온이 여수 앞바다를 ‘신흥 명당’으로 만든 셈이다.
뜻밖의 반전 조황에 낚시꾼들뿐 아니라 미식가들까지 술렁이고 있다. ‘지금 이게 왜 터졌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여수 앞바다의 가을 바다는 상식을 깨고 새로운 별미를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