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못 본다…가을꽃 한꺼번에 피어난 '국내 꽃길 명소’
2025-09-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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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물결 위로 메밀꽃 은빛, 핑크뮬리까지 더해진 가을 3색 향연
하얀 메밀꽃과 붉은 코스모스, 분홍 핑크뮬리가 가을을 물들인다.

가을은 여행하기에 가장 완벽한 계절이다. 여름의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겨울의 매서운 추위가 닥치기 전, 선선한 바람과 높고 맑은 하늘이 어디론가 떠나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을 불러온다.
낙엽이 물드는 숲길을 걷는 것도 좋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가를 거니는 것도 낭만적이지만 수백만 송이의 꽃이 끝없이 펼쳐진 들판을 걷는 것만큼 계절의 풍요로움을 깊게 느끼게 해주는 경험도 드물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길 사이를 거닐며 사진을 남기고, 가족이나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시간은 그 자체로 잊지 못할 가을의 선물이다. 올해 가을, 바로 그런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축제가 경남 하동에서 열린다

경남 하동군은 다음 달 2일부터 19일까지 북천면에서 제19회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축제가 열리는 북천면 들녘은 이미 가을빛으로 물들었다. 분홍빛 코스모스가 36㏊, 새하얀 메밀꽃이 6㏊에 걸쳐 활짝 피어 가을 하늘과 장관을 이룬다. 여기에 핑크뮬리와 희귀박 터널, 별빛을 형상화한 꽃길까지 더해져 방문객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속을 걷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행사장에서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개막식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면민 노래자랑, 정두수 가요제, 청소년 댄스 경연이 마련돼 흥겨운 무대를 선사한다. 무대 행사에는 가수 황인아와 왁스가 초청돼 관람객의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어린이를 위한 꽃물 손수건 만들기와 압화 체험,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 놀이도 준비됐다. 남녀노소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팔씨름왕 선발대회, 소리 지르기 대회, 행운의 박 터뜨리기, 신발 멀리 차기, 빙고 경품 추첨 등 색다른 부대 행사도 즐거움을 더한다.
지역 농부들이 직접 준비한 농특산물 장터도 큰 볼거리다. 갓 수확한 고구마와 섬진강 쌀, 향긋한 메밀국수와 묵사발 같은 정겨운 먹거리가 관광객을 맞이한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누며 고향 같은 인심을 느낄 수 있어 축제의 분위기는 한층 푸근해진다.

이번 축제는 지역 주민이 주체가 돼 꽃을 심고 가꾼 민간 주도형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꽃밭마다 정성과 마음이 깃들어 있어 방문객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지역민의 따뜻한 환대를 함께 느끼게 된다. 하동군은 교통과 주차, 편의시설을 세심히 준비해 관람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북천의 코스모스와 메밀꽃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마음을 나누는 계절의 선물”이라며 “올해도 많은 분들이 꽃길을 걸으며 따뜻한 추억을 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를 즐겼다면 인근 명소로 발길을 옮겨보는 것도 좋다. 축제장과 가까운 북천역에는 레일바이크가 마련돼 있는데, 철길 위를 따라 달리다 보면 논과 산, 강이 어우러진 북천의 전형적인 가을 풍경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다. 꽃밭 속을 걷는 것과는 또 다른 시선으로 계절을 만나는 색다른 경험이 된다.
섬진강변 길은 하동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가을 명소다. 강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는 갈대가 흔들리고 단풍이 물드는 계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천천히 걷기만 해도 가을의 운치를 가득 담을 수 있다.
조금 더 발길을 옮기면 화개장터가 기다린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만나는 자리에 자리한 이 전통시장은 하동 농산물과 특산물로 가득하고, 오래된 시장 특유의 활기와 푸근한 인심을 전한다. 축제와 함께 들른다면 꽃, 강, 장터가 어우러진 하동의 진짜 가을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