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칫국물 때문에 변색한 플라스틱 김치통... '이것' 넣으면 100% 해결

2025-10-1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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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냄새엔 숯·활성탄가루·고양이모래
배수구 관리하려면 뜨거운 물+과탄산소다
신발장 냄새 없애려면 활성탄·고양이모래

락스를 아주 묽게 만들어 김치통에 담아 놓으면 플라스틱 김치통이 깨끗해진다. AI 툴로 만든 사진.
락스를 아주 묽게 만들어 김치통에 담아 놓으면 플라스틱 김치통이 깨끗해진다. AI 툴로 만든 사진.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코를 찌르는 불쾌한 냄새. 김치와 각종 반찬이 뒤섞인 악취는 주부들의 고민거리다. 베이킹소다를 넣어봐도, 레몬 껍질을 놓아봐도 효과는 미미하다. 그런데 화학 전문가가 제시한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했다.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몇 가지 재료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이광렬 고려대학교 화학과 교수가 최근 집터뷰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냉장고 냄새 제거의 과학적 원리와 실용적인 해결책을 공개했다. 이 교수는 "냉장고에서 나는 냄새엔 여러 가지가 있다"며 "단백질이 분해되면 암모니아도 생기고 황화수소 같은 달걀 썩은 냄새도 생기며, 식초 같은 짧은 유기산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냉장고에 이것을 한꼬집 넣어보세요... 불쾌한 악취 싹 사라집니다'란 제목으로 '집터뷰'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이 교수에 따르면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냄새를 제거하기 어렵다. 그가 추천한 탈취제는 베이킹소다, 숯, 활성탄가루, 고양이 모래다.

그는 베이킹소다로는 산성 분자를 붙잡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베이킹소다를 깔아주면 된다"며 "베이킹소다가 냉장고 속에서 나는 짧은 유기산 같은 산성 물질들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이킹소다에 물을 굳이 뿌릴 필요가 없다"며 "물을 적시면 베이킹소다가 냄새 분자와 반응을 잘 못한다"고 했다.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냉장고 냄새를 제거하기 어렵다. 베이킹소다, 숯, 활성탄가루, 고양이 모래 등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 AI 툴로 만든 사진.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냉장고 냄새를 제거하기 어렵다. 베이킹소다, 숯, 활성탄가루, 고양이 모래 등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 AI 툴로 만든 사진.

아울러 이 교수는 “고양이 모래나 활성탄처럼 구멍이 많이 있고 표면적이 큰 것들을 쓰면 황화수소나 암모니아 분자들이 그 속에 갇혀서 못 빠져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냉장고에 휴지를 넣는 사람들이 있다. 휴지가 섬유질이라 냄새 분자들이 붙는 것을 기대하지만 활성탄이나 고양이 모래가 더 낫다. 냄새를 굉장히 잘 제거한다"고 조언했다. 고양이 모래는 점토 성분이라 냄새 분자가 한 번 붙잡히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활성탄은 구입도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 이 교수는 "인터넷에서 1만 원 정도면 굉장히 많은 양의 활성탄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반찬통과 김치통 냄새 제거법도 소개됐다. 이 교수는 "플라스틱 표면을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면 굉장히 작은 구멍들이 있고, 이런 구멍들 속으로 냄새 분자들이 끼어 들어가서 잘 안 나온다"며 "과탄산소다를 물에 녹여서 통에 담아 놓으면 워싱소다하고 과산화수소로 변하는데, 과산화수소가 분해되면서 냄새 분자를 물에 녹는 분자로 바꾸거나 산화해서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린 다음에 활성탄을 그릇에 담아 통 안에 넣고 뚜껑을 덮어 놓으면 기화되는 분자들이 활성탄에 잡힌다"며 "시간은 좀 걸리지만 냄새가 싹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지를 넣거나 휴지를 넣어도 효과가 있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활성탄이나 고양이 모래라고 강조했다.

김치통의 색깔을 제거하는 데는 락스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김치통의 색깔을 내는 게 리코펜이라는 분자인데, 이 분자가 파괴돼야 한다"며 "락스를 아주 묽게 만들어 김치통에 담아 놓으면 색깔이 싹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산화수소나 과탄산소다도 사용 가능하지만 집에서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산화제는 락스라고 설명했다.

배수구 관리에는 과탄산소다가 효과적이다. 이 교수는 "과탄산소다를 뜨거운 물에 부으면 워싱소다와 과산화수소로 변하는데, 과산화수소가 분해되면서 생기는 활성산소가 배수구에 들어있는 세균을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소다는 염기성 물질이라 기름이나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관에 기름 덩어리가 안 생기도록 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이 교수는 "워싱소다와 구연산을 10 대 1 비율로 섞어 물에 녹여서 냄비를 닦으면 기름이 배관에 끼지 않는다"며 "기름이 유기산과 워싱소다와 만나면 비누 구조를 만들어 기름을 비누로 바꿔서 빼낸다"고 말했다. 구연산을 넣는 이유는 "워싱소다와 구연산이 만나면 구연산나트륨이 생기는데, 물 속의 석회석 성분이 침전되는 걸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청소제 삼총사로 구연산, 워싱소다, 과탄산소다를 추천했다. 그는 "원래 청소 세제 삼총사는 구연산,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인데 베이킹소다 대신 워싱소다를 넣어라"고 조언했다. 워싱소다가 베이킹소다보다 세정력이 약 600~700배 강하기 때문이다.

구연산은 수도꼭지에 생긴 물때 같은 염기성 물질을 제거하고, 워싱소다는 기름과 냄새를 없애며 단백질도 쪼갤 수 있다. 과탄산소다는 워싱소다와 과산화수소가 섞여 있어 청소와 표백, 살균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화장실 관리에도 과탄산소다가 유용하다. 이 교수는 "샤워를 한 다음에 문을 조금 열어놔서 건조하게 하고, 과탄산소다 같은 살균 효과가 있는 물질을 곰팡이가 잘 생기는 곳에 조금만 뿌려 놓으면 세균 증식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소금이나 후추를 넣는 통에 과탄산소다 가루를 넣어 소금을 치듯이 조금씩 뿌리면 세균이 안 생기고 깨끗하다고 했다.

락스와 과탄산소다의 차이도 짚었다. 이 교수는 "살균 효과를 따지면 락스가 더 세지만 세다고 좋은 건 아니다"며 "락스를 배수구 스테인리스 뚜껑에 부어 놓으면 녹이 쓴다"고 했다. 반면 과산화수소는 스테인리스를 녹일 정도로 강하지 않아 평소에는 과탄산소다를 쓰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락스 사용 시 주의사항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락스는 절대 끓이면 안 되고 뜨거운 물로 쓰면 안 된다"며 "식초 같은 산성 물질을 넣으면 염소 기체가 나온다"고 경고했다. 락스가 기관지로 들어오면 기관지가 산화되고 세포가 죽기 때문에 환기를 굉장히 잘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음식 냄새 제거에 대해서는 "디퓨저를 쓰면 음식 냄새를 가리는 것일 뿐 냄새 원인은 없어지지 않는다"며 "음식 냄새는 무조건 환기를 하고 공기를 순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활성탄이나 고양이 모래를 부직포에 넣어 화장실, 싱크대 주변, 냉장고 속에 놓어두면 냄새를 붙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발장 냄새 없애는 법도 소개했다. 이 교수는 "베이킹소다나 워싱소다를 쓰고 난 양말에 부어서 신발 속에 집어넣으면 산성 성분에 의한 냄새를 붙잡을 수 있다"며 "신발장 안에 활성탄이나 고양이 모래를 넣어두면 날아다니는 분자들을 많이 붙잡아 냄새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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