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정말 잔인하고 끔찍하다”... 케데헌 열풍이 드러낸 일제 만행
2025-09-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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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저지른 호랑이 멸종까지 세계에 알려

전 세계를 사로잡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뜻밖의 역사 교육 현장이 됐다. 일본 제작사가 참여한 작품이 아이러니하게도 일제강점기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호랑이 캐릭터 '더피'가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 해외 틱톡커가 더피에 매료돼 한국 호랑이를 검색하던 중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한국 호랑이를 조직적으로 사냥해 멸종시켰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영상으로 공유하면서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영상에는 "‘케데헌’을 보다가 한국 호랑이 역사를 찾아봤는데 일본이 지난 세기에 한반도 호랑이를 모두 사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내레이션과 함께 "이 장면에서 나와 남자친구가 완전히 슬퍼졌다"는 고백이 담겼다.
실제로 일본은 1917년 '정호군(征虎軍)'이라는 대규모 민간 호랑이 사냥대를 조직해 한반도 호랑이를 '해수(害獸)'로 규정하고 조직적인 토벌에 나섰다. 사냥꾼들은 함경북도와 강원도 등지에서 대대적인 포획을 벌였다. 그 여파로 1920년대 이후 한반도 야생 호랑이는 자취를 감췄다.
영상의 댓글란엔 일본을 비판하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은 전쟁 범죄를 역사책에 포함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자국의 잔혹 행위를 모른다" "일본은 아직까지도 사과하지 않았다", "한국이 너무 불쌍하다" "일본은 너무 많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 정말 잔인하고 끔찍하다" 등의 댓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또한 "대부분 위안부는 11세에서 19세, 평균 14세였다", "한국의 마지막 공주에게 일본인과의 결혼을 강요해 주권 계통을 훼손했다" 등의 댓글도 공유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의 민족 정체성을 억압하기 위해 국화인 무궁화를 근절하려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회복력의 상징이 됐다", "일본은 한국의 오래된 건축물을 거의 모두 파괴했다"는 댓글도 올라왔다.
한국 네티즌들도 "‘케데헌’이 그 누구도 못 했던 일을 해냈다", "‘케데헌’이 일본 만행을 세계에 알렸다" "문화의 힘이 대단하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온다" "전 세계가 진실을 알아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이러니한 점은 일본 자본이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 일본의 과거를 폭로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케데헌’은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과 소니 픽처스 이미지웍스가 공동 제작에 참여했으며, 한국 K팝과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계적 흥행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본이 숨기고 싶어 했던 역사적 사실이 다시 소환된 것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처럼 OTT를 통해 일본의 가해 역사가 전 세계에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애플TV+ '파친코'는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등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들이 겪었던 비극을 담아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일본의 가해 역사를 알린 바 있다. 넷플릭스 '경성크리처'는 1945년 일제강점기 시절을 그리며 731부대의 생체실험 만행을 소개했다.
서 교수는 "OTT를 통한 한국 콘텐츠의 흥행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일제강점기 일본의 만행을 널리 알릴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더 다양한 K콘텐츠가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아시아의 역사가 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알려지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