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새로운 종까지 등장…헷갈리면 목숨 잃는 '독버섯' 정체
2025-10-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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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새로운 독버섯 출현…전문가 확인 필수
시장이나 주변에서 얻은 야생버섯, 반드시 출처 확인해야
가을철을 맞아 성묘객과 등산객이 늘면서 야생버섯 섭취로 인한 사고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성묘와 산행으로 발길이 잦아지는 가을, 산속 여기저기에서 눈길을 끄는 버섯들이 고개를 내민다. 모양도 예쁘고 식용처럼 보이지만, 잘못 손댔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주변 숲에 자라는 야생버섯 대부분은 식용이 아니며 일부는 치명적인 독성을 지니고 있다.
전남산림연구원은 지난달 30일 가을철 산행이나 성묘 시 발견되는 야생버섯은 되도록 채취하지 말아야 하며, 부득이하게 채취했을 경우 반드시 전문가 확인을 거쳐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산림청 국가표준버섯목록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야생버섯은 약 2313종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식용이 가능한 종류는 416종뿐이다. 나머지는 식독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거나 독성을 지닌 버섯이다. 대부분의 야생버섯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어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최근 전남 영광과 강진 등지에서는 ‘댕구알버섯’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이 버섯은 여름부터 가을 사이 공원이나 정원수 아래, 풀밭 등에서 유기물을 분해하며 발생한다. 자실체 크기는 야구공에서 축구공만큼 다양하다. 어린 시기에 단단하고 내부가 하얀 상태일 때만 식용 가능하지만, 성숙하면 내부가 푸석해지고 색이 변하면서 고약한 냄새와 함께 독성을 띠게 된다.
전남에는 붉은뿔사슴버섯, 독흰갈대버섯, 갈황색미치광이버섯 등 약 55종의 독버섯도 분포한다. 붉은뿔사슴버섯은 어린 영지버섯과 혼동될 수 있으나 맹독성 버섯으로 섭취 시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독흰갈대버섯은 큰갓버섯과 유사한 외형으로 구별이 어렵고, 구토와 설사를 동반하는 위장 장애를 일으킨다. 갈황색미치광이버섯은 환각 증세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전남 지역에서 새로운 독버섯이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서도 기존에 확인되지 않았던 독버섯 종이 보고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익숙하게 보이는 버섯이라도 독성이 있을 수 있다”며 “시장이나 주변에서 얻은 야생버섯 역시 반드시 출처를 확인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남산림연구원은 현재 도내 주요 산림을 대상으로 산림버섯 유전자원 수집 및 발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야생버섯 179종을 정리한 ‘전남의 야생버섯’ 책자를 발간해 교육과 홍보 자료로 활용했다. 연구원은 앞으로도 조사 범위를 확대해 지역 생태계 변화에 따른 독버섯 발생 현황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주민 안전을 위한 예방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