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 배추 수확 포기 쏟아지는데…소득 2배 뛰어넘는 국산 ‘신품종’ 급부상
2025-09-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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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 극복의 농업 혁신, 여름배추의 반란
신품종으로 열어가는 농가 소득의 새 길
강원도의 고랭지 배추밭에서는 수확 포기가 속출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지역에서는 국산 ‘신품종’이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남원에서 준고랭지 여름배추 재배가 성공적으로 입증되며 고랭지 의존도를 줄이고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30일 남원시에 따르면, 남원시농업기술센터는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과 함께 ‘준고랭지 여름배추 안정생산 기반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해왔다고 베타뉴스는 전했다. 이번 사업은 고랭지 주산지의 연작 피해와 기후 변화로 재배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대체 재배지를 찾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됐다.
남원 운봉·인월·아영 지역 1.2ha에서 진행된 시험 재배에는 내서성 여름배추 품종과 함께 저온성 멀칭 필름, 미세살수장치, 땅속 배수장비, 생리활성제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덕분에 여름철 고온기에도 안정적인 생육이 가능했고, 지난 9월 말 3일간 출하 작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생산된 배추는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협약에 따라 전량 수매가 이뤄져 농가 소득 증대에 직접 연결됐다.
특히 수확량은 김장배추 대비 70% 수준으로 다소 낮았지만, 조소득 기준으로는 2배 이상 높았다. 이는 ‘고온 극복형 여름배추’가 단순한 대체작물이 아니라 충분히 경쟁력 있는 고소득 작목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남원시농업기술센터는 앞으로 운봉 4개 면을 중심으로 재배 면적을 확대하고, 논 타작물 전환 작목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반면 강원도 강릉을 비롯한 고랭지 배추밭은 잇따른 기후 악재로 깊은 상처를 입고 있다. 여름철 가뭄과 고온 현상으로 배추 생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확을 아예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안반데기 일대는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속이 썩거나 알이 차지 않은 ‘꿀통배추’ 증상이 속출해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다. 올해 7~8월 강수량은 평년의 32%에 불과했고, 평균 기온은 예년보다 1.5도 이상 높아 생산량이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쪽에서는 포기가 이어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새로운 희망이 싹트고 있다. 고랭지 배추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남원에서 입증된 국산 ‘신품종’ 여름배추가 농가의 든든한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