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사놓을 걸...현재도 '금값'인데, 10월엔 더 치솟는 ‘국민 식재료’

2025-10-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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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값 급등, 서민 밥상에 비상 경보
추석 앞두고 '금값' 감자가 가져올 가계 부담

9월 내내 강세를 이어오던 감자 가격이 10월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추석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국민 누구나 즐겨 먹는 대표 식재료인 감자가 이미 ‘금값’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농민신문은 1일 보도를 통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10월 감자 관측’ 자료에 따르면 2025년산 고랭지 감자 생산량은 11만 4000t 내외로 추정됐다고 전했다. 9월 10∼16일 표본농가 조사치는 11만 2737t, 자체 단수예측모형에 따른 추정치는 11만 5473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2만 6399t)보다 8.6%, 평년(12만 3441t)보다 6.5% 줄어든 수치다. 연구원은 재배면적과 단수(10a당 생산량) 모두 감소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5년산 고랭지 감자 재배면적은 3660ha로 전년 대비 6.8% 감소했고, 예상 단수 역시 3155㎏으로 전·평년 대비 각각 2.0%, 5.8%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이달 감자 출하량은 전년보다 3.8%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고랭지 감자는 3.9%, 저장 노지봄감자는 3.5% 감소할 전망이다. 이달 출하되는 전체 감자 중 고랭지 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2.1%에 달한다. 공급이 줄어든 만큼 가격은 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 9월 29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감자 20㎏ 상품 한 상자는 3만 7291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년 동월 평균(3만 1124원) 대비 19.8%, 평년 9월 평균(3만 2522원)보다 14.7% 높은 수준이다.

감자 가격 상승은 명절 밥상에도 직격탄이다. 감자는 단순한 부식재료를 넘어 전·탕·조림 등 다양한 요리에 쓰이는 핵심 식재료다. 갈아 부쳐내는 감자전, 잡채나 갈비찜에 곁들이는 감자, 전골·국물 요리에 빠지지 않는 감자까지 추석 차례상에는 다채롭게 활용된다. 포만감을 채워주는 동시에 음식의 양과 풍미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감자가 비싸지면 차례상 비용이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감자 가격 폭등 / 뉴스1
감자 가격 폭등 / 뉴스1

또한 감자는 ‘국민 식재료’로 불릴 만큼 대중성이 강하다. 구이·튀김·볶음 등 조리법이 다양해 어린이 간식부터 어르신 반찬까지 전 세대가 즐겨 찾는다. 탄수화물이 풍부해 밥을 대신하는 에너지원이 되기도 하고, 다이어트·웰빙 식품으로도 꾸준히 소비된다. 이런 활용성과 보편성 덕분에 감자 가격의 급등은 다른 어떤 채소보다 소비자 체감도가 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상승세가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용호 한국청과 경매사는 “농가로선 작황이 크게 저조해 이 정도 가격으로는 생산비도 건지지 못할 수 있다”며 “이달에는 9월보다 값이 더 오를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생산량 감소, 기상 여건 악화, 출하량 축소가 겹치면서 소비자들은 10월에도 높은 가격에 감자를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영상 / 유튜브, KBS News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상승이 단순히 감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서민 밥상 물가 전반에 부담을 키우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차례상 차림을 앞둔 소비자들은 “차례상 비용이 예년보다 훨씬 많이 든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고, 농가는 생산량 감소로 이익을 내기 어려운 악순환에 빠져 있다.

추석은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정성을 나누는 특별한 명절이지만, 밥상에 오르는 국민 식재료 감자의 ‘금값’ 행진은 올해 명절 풍경에 또 다른 그늘을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에게는 ‘비싸도 사놓을걸’ 하는 후회가, 농가에는 ‘더 올려도 남는 게 없다’는 씁쓸함이 교차하는 명절이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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