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만 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아 (이유)

2025-10-0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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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대통령에 등 돌린 이대남?

취업박람회를 찾은 20대 남성 구직자들이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취업박람회를 찾은 20대 남성 구직자들이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국내 대표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의 9월 정기 조사에서 18~29세 남성(이하 20대 남성)의 절반 이상이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잘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성별·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은 부정 비율로, 청년 남성이 현 정부와 대통령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낸 셈이다.

1일 한국갤럽 9월 월간 집계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이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는 55%였고 긍정 평가는 30%에 그쳤다.

전체 성별·연령대별 중에서 유일하게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다. 보수 성향이 강한 70대 이상 남성(긍정 44%, 부정 45%)과 70대 이상 여성(긍정 45%, 부정 41%)에서도 아직 긍정률과 부정률이 팽팽한 것과 대조된다.

20대 남성의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돌발적 현상이 아니라 임기 초부터 이어진 흐름이다.

취임 직후인 지난 7월 조사에선 20대 남성의 긍정 평가 41%, 부정 평가 36%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한 달 뒤인 8월 조사에서는 긍정 34%, 부정 44%로 역전됐고, 이후 부정 여론이 굳어졌다.

정치 전문가들은 "청년 남성층은 경제·취업·병역·젠더 이슈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만이 크고,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에도 호감을 덜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한다.

이 같은 지형은 지난 6월 21대 대선에서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이하 남성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37.2%,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36.9%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수 계열 후보 지지율이 70%를 넘어선 것이다. 반면 진보 진영의 이재명 대통령은 24.0%에 머물렀다. 임기 3개월만에 대선과 비슷한 상황으로 돌아간 셈이다.

정당 지지도 역시 유사한 양상이다. 9월 기준 20대 남성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25%, 더불어민주당 14%, 개혁신당 13% 순이었다.

보수 정당(국민의힘+개혁신당) 지지율 합이 38%로, 진보 정당 지지율 합(민주당 14% + 조국혁신당 1% + 진보당 1%)을 압도하고 있다. 이는 20대 남성이 현 정부·여당에 대한 불만과는 별개로, 진보 정당에 대해서는 더 큰 거부감을 보인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20대 남성은 고정 지지층이라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강한 평가를 내리는 ‘스윙 보터’에 가깝다”며 “불공정과 기회 부족에 민감해 체감 개선이 없으면 정권 초반에도 빠르게 등을 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열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이재명 대통령 SNS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열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이재명 대통령 SNS

대통령실은 이러한 여론을 인식하고 청년층 공략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에서 청년들과 토크콘서트를 진행했고,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 방안 등을 모색했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는 “사법 이슈에 묻혀 정책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론이 제기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청년 문제를 진정성 있게 다루고 있다는 신뢰가 부족하다”며 “이벤트성 접근보다 생활 밀착형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20대 남성 민심이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까지 정치 지형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여론을 빠르게 형성하는 만큼 실제 현안에 따라 지지가 급격히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보수 정당에 우호적인 태도가 고정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경제 상황, 병역제도, 젠더 갈등 해소 같은 현안에 따라 언제든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갤럽 9월 통합 조사의 전국 표본 수는 4007명으로, 20대 남성 표본은 305명이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51%p다. 자세한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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