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인데 예약도 필요없다…전국 10곳으로 늘어난다는 ‘이곳’
2025-10-0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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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악산 1곳에서 지리산·북한산 등 9곳 추가
도시락 먹고 쉬어가는 당일형 휴식공간
도시락을 먹고 낮잠을 즐길 수 있는 국립공원 숲속 쉼터가 대폭 확대된다.

국립공원은 늘 자연 보호가 우선이라 앉아 쉴 공간이 부족했다. 지정된 구역 외에는 발을 들일 수 없었고, 쓰레기나 취사 문제 때문에 도시락조차 편히 먹기 어려웠다. 길게 걷다 보면 잠시 앉아 숨 고를 자리가 없어 발길을 서둘러야 했고, 가족과 함께 도시락을 나누거나 돗자리를 펴는 일도 쉽지 않았다. 이런 아쉬움 속에 국립공원공단이 숲속 쉼터를 대폭 늘리면서, 탐방객들이 자연을 지키면서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예약이나 비용 지불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체류형 휴식공간 ‘국립공원 숲속 쉼터(피크닉존)’를 기존 월악산 1곳에서 10곳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국립공원 숲속 쉼터는 국립공원 내 저지대 유휴부지를 활용해 조성된 당일형 휴식공간으로, 다인용 식탁과 차양막 같은 기본 편의시설을 갖춰 누구나 별도의 예약이나 비용 부담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당초 월악산에서만 운영되던 공간이 이제는 지리산, 계룡산, 오대산, 치악산, 북한산, 변산반도, 태백산, 팔공산, 무등산까지 추가돼 총 10곳으로 늘어났다. 무등산 쉼터는 원효지구 일원에 조성돼 이달 중 개장할 예정이다.
새롭게 운영되는 지점들은 지역 특성과 탐방 여건을 고려해 마련됐다. 지리산은 하동분소 일원, 계룡산은 수통골 야외무대 일원, 오대산은 선재농장 일원, 치악산은 대곡안전센터 일원, 북한산은 송추계곡 일원, 변산반도는 고사포3 야영장 부지, 태백산은 하늘공원 일원, 팔공산은 갓바위 탐방로 초입 등으로 정해졌다. 이들은 모두 기존에 사용되지 않았던 유휴부지 가운데 자연 훼손 우려가 없는 곳이며 인근의 야생화단지나 전망대, 박물관, 숲속 놀이터와 같은 탐방 시설과 연계될 수 있도록 배치됐다.

국립공원은 그간 자연공원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지정된 장소 외 출입이 제한돼 있어 탐방객들이 도시락을 먹거나 잠시 앉아 쉴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숲속 쉼터 확대는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고 국립공원이 단순한 탐방 대상지를 넘어 여가와 휴식이 가능한 생활 속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숲속 쉼터에는 탐방객들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가족 단위로 둘러앉을 수 있는 넉넉한 식탁이 마련돼 있어 도시락을 나누기 좋고, 머리 위 차양막은 한낮에도 그늘을 만들어 휴식을 돕는다. 길을 걷다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누구나 부담 없이 들러 머무를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인 셈이다. 다만 국립공원이 보전지역인 만큼 도시락을 먹거나 돗자리를 펴는 정도만 허용되며 야영이나 취사, 흡연은 여전히 금지된다.
국립공원공단은 숲속 쉼터가 단순한 휴식 공간에 그치지 않고 자연과 함께하는 여가 문화를 확산하는 거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성 사업은 국립공원 안에서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국민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로, 탐방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국립공원 활용 방식을 다양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누구나 편히 이용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 이번 사업을 시작했다”며 “이용자 입장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살피고 이를 국립공원 관리에 접목하겠다”고 말했다.